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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소사초등학교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한 그는 공격수를 거쳐 6학년 때 세터를 맡았다. 중고교를 거치면서도 주전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배구 명문 한양대에 입학한 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학 세터랭킹 1~2위를 다투긴 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인하대 세터 유광우(우리카드)에게 쏠렸다. 당시 김요한(OK저축은행) 임시형(전 한국전력) 등이 포진해 있던 인하대는 그야말로 '넘사벽(넘기 힘든 4차원의 벽)'이었다. 결국 2007년 드래프트에서 운명이 갈렸다. 유광우는 삼성화재에 1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그는 대한항공 2라운드에 선발됐다. 이 스토리의 주인공은 '국보급 세터' 한선수(34)다.
어머니 김봉선씨의 강단을 닮아 강한 승부욕을 발휘한 한선수는 25일 KB손해보험전에서 세트 48개를 기록, 세트 1만3000개를 달성했다. 데뷔 이후 11시즌 만에 이룬 대업이다. 권영민(현 한국전력 코치) 이후 V리그 통산 두 번째로 세트 1만3000개를 기록한 세터가 됐다. 배구에서 세트는 축구, 농구의 도움과 같은 개념이다. 공격수가 공격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띄워준 토스를 의미한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2013~2014시즌 중간 군입대한 한선수는 이후 어깨 수술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특유의 긍정적 마인드로 슬럼프를 딛고 '국보급 세터', 네 시즌 연속 '연봉 킹(6억5000만원)'으로 등극했다. 한선수는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으로 즐겁게 운동한 것이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데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서히 전설이 돼 간다. 권영민이 보유한 통산 최다 세트 기록에 4개차로 다가섰다. 다음달 3일 한국전력전에서 최다 세트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선수의 목표는 소박하다. "마흔까지는 하고 싶다"고 밝힌 그는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전했다.
노력과 땀으로 일군 한선수의 세트 1만3000개, 충분히 박수받아야 마땅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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