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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대한항공의 라이트 공격수 임동혁(22)은 팀 내 만능 플레이어 정지석(26)이 인정한 최고의 공격수다.
정지석은 지난 16일 현대캐피탈전이 끝난 뒤 "임동혁은 외국인 선수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선수다. 내 아래로 5년 정도 살펴봐도 이런 선수를 본 적이 없다"며 엄지를 세웠다. 임동혁은 이날 양팀 최다인 17득점을 기록, 공격성공률 70%를 넘긴 정지석(15득점)과 함께 팀의 세트스코어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고졸 얼리' 출신인 임동혁은 올 시즌 폭풍성장 중이다.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2017~2018시즌 데뷔해 가장 많은 세트를 소화하고 있다. 17일 기준 104세트를 뛰었다. 시즌 초반 부진과 부상을 한 외인 공격수 비예나를 대신해 많은 출전기회를 얻었고, 현재는 대체 외인 요스바니를 잊게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공격성공률, 오픈과 후위 공격 등 대부분 득점부문에서 톱 10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임동혁의 매력은 강력한 스파이크가 상대 블로킹을 뚫고 득점되는 것이다. 임동혁은 "블로킹을 맞더라도 힘차게 뚫고 나가는 것이 내 매력이다. 지석이 형, (곽)승석이 형은 기교파인데 나는 라이트 공격수이다 보니 한 방이 필요하다. 상대 블로킹은 두렵긴 하다. 그래도 한 번 해보자 했는데 뚫려서 잘 된 것 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임동혁의 배구인생은 평탄하지 않다. 팀에서 외인 공격수를 라이트로 뽑을 경우 백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좋은 라이트 공격수들이 레프트로 전환돼 한국 남자배구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임동혁에게도 '레프트 전환' 고민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당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 "오히려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다. 내가 잘해서 내가 라이트를 하겠다. 이런 생각이 없이는 라이트 공격수가 될 수 없다. 목표를 크게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이 배우고 있다. 항상 잘할 수는 없더라. 안될 때도 있는데 그럴 때 다른 부분에서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매 경기마다 배우고 있다. 특히 그 동안 '버텨왔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버텨왔다'는 것보다 '스스로 잘했고 잘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배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물 두 살 선수의 당당함은 한국 남자배구의 자존심이었다. 천안=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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