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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정규시즌 종료까지 단 3경기. 하지만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리자다. 정규리그 우승은 따놓은 당상 같았던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 2위로 내려앉았다.
학교 폭력 논란으로 이탈한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의 공백이 큰 것은 자명하다. 두 선수는 흥국생명의 23억원 샐러리 중 절반에 가까운 10억원을 차지한다. 국가대표에서도 주전으로 활약중인, 전성기를 맞이한 리그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와 주전 세터다.
하지만 이재영이 부상으로 빠지자마자 7연패하며 3위까지 미끄러졌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미끄럼틀을 탔다. 에이스의 빈 자리를 메울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박미희 감독은 패배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한비를 비롯한 백업 선수들도 언제든 뛸 수 있게 훈련해왔다. 1~2라운드에는 우리 팀이 잘했기 때문에 출전기회가 없었다"면서 "김미연이 허리 부상 때문에 연습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경험이 많고 해줘야하는 선수"라며 여전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한비는 최근 3경기에서 21점을 올리며 깜짝 활약 중이다. 하지만 12월 13일 이후 2월 11일까지 2개월 가량 단 한 세트도 나서지 못했던 선수다. 유사시 벤치 1옵션이자 이재영이 없는 지금 김연경과 함께 주전 레프트를 맡고 있는 베테랑 김미연은 3점, 리시브 효율 5.88%로 부진했다.
반면 GS칼텍스는 "웜업존이 강해야 강팀"이라는 차상현 감독의 지론에 따라 시즌 내내 벤치 강화에 주력했다. 때론 '명장병'이란 날선 비판이 뒤따랐지만, 차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그 결과 이소영 강소휘 러츠의 삼각 편대는 고른 공격 점유율을 과시하며 주포 역할을 나눠맡고 있고, 강소휘가 부상으로 빠졌을 땐 유서연이 감초 같은 활약을 펼쳤다. 세터 안혜진과 이원정, 리베로 한다혜와 한수진은 적절한 교체 출전을 통해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한수지와 권민지의 부상으로 구멍뚫린 센터진은 김유리와 문명화, 문지윤이 메우고 있다. 차 감독은 문지윤의 파이팅과 한수진의 성장을 칭찬하며 "팀에 에너지를 주는 선수다.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시즌 전만 해도 GS칼텍스가 이처럼 두터운 뎁스를 이룰 거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부상으로 빈 자리를 메우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슌 교체 투입을 통해 분위기를 다잡는다. 이번 시즌을 통해 성장한 GS칼텍스의 빛나는 저력이다.
아직 정규리그가 끝나지 않은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차 감독은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잘 버텨준 선수들이 대견하고 고맙다. 내가 GS칼텍스 감독이라는게 뿌듯하고 행복하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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