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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순간 '뭔가 잘못됐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괜찮은 것 같다."
순간 아가메즈의 머릿속엔 V리그에서 겪은 지난 불운들이 스쳐갔다. 현대캐피탈에서 2시즌, 우리카드에서 3시즌째. 매 시즌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V리그 첫 도전은 2013~2014시즌 현대캐피탈이었다. 막강한 공격력을 뽐냈지만, 레오가 이끄는 삼성화재를 막지 못했다. 특히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됐다. 두번째 시즌에는 부상으로 도중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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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레오 안드리치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3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파워가 여전하다. 감독의 지시에 따라 미들블로커까지 겸임하는 등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부상 악몽이 또 찾아왔다. 지난해 12월 9일 KB손해보험전에서 허벅지 내전근 파열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신영철 감독은 아가메즈에 대한 신뢰를 보이며 회복을 기다렸고, 3주 뒤인 지난달 30일 한국전력전에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그리고 복귀 2번째 경기에서 다시 발목을 접질린 것. 아가메즈는 이내 통증을 참고 일어섰다. 2세트는 벤치에서 휴식을 취했지만, 3세트에는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다소 불편해하는 기색은 있었지만,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아가메즈는 "발목은 아마도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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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아가메즈의 아내와 아이들도 지켜보고 있었다. 아가메즈는 "3주 동안 뛰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좀더 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변에서 누군가 내게 흑마법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승원, 노재욱에 이어 올시즌은 황승빈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아가메즈는 "황승빈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내게 주어진 역할을 하는게 중요하다"면서 "호흡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땐 팀을 위해 서로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한다"며 베테랑다운 속내도 드러냈다.
우리카드는 새해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승점 29점을 기록, 3위 OK금융그룹(승점 30점)을 1점 차이로 바짝 추격하며 봄배구를 정조준했다. 올해는 아가메즈가 웃을 수 있을까.
장충=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