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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창단 3번째 시즌, 페퍼저축은행 배구단(AI 페퍼스)이 한단계 도약을 꿈꾼다. 그 중심에 조 트린지 신임 감독이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이후 2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제 '신생팀' 아닌 '2년 연속 꼴찌'라는 부담스런 수식어가 뒤따른다.
오명을 떨치고자 많은 투자를 했다. 지난해 이고은, 올해 박정아 채선아를 차례로 FA 영입했다. 내부 FA 이한비와 오지영도 주저앉혔다. 이들 5명에게 쓴 돈만 56억 7500만원에 달한다.
대규모 투자의 중심은 트린지 감독이 추구하는 '새로운 배구'를 향한 기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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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린지 감독은 미국 대학배구 외에도 미국, 캐나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역임하는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지도자다. 그가 지금처럼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페퍼저축은행의 지휘봉을 잡은 이유는 뭘까.
트린지 감독은 "우리 팀에 대해선 감독 제의를 받기 전까진 솔직히 몰랐다. 한국 배구 역시 국제대회 관점에서 아는게 전부였다. 내 우선 과제는 KOVO컵을 통해 선수들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했다.
"페퍼저축은행을 택한 이유? 내 심장이 시키는대로 결정했다. 더 빠르고, 더 스마트하고, 더 건강한 배구라는 모토가 내 비전과 일치했다."
트린지 감독의 배구관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스마트 발리볼'이다. '스피드배구'와는 또다른 개념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속도만이 아니다. 코트 전체의 기하학적인 구도를 우리에겐 간단하고, 상대에겐 부담스럽도록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그만의 특성이 있지만, 결국 코트나 네트, 중력은 똑같다. 개개인의 능력을 파악해서 득점을 내는게 감독의 할 일이다. 선수들은 내 지시만으로 움직이게 할 수 없다. 반드시 논리적인 이유를 제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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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생 젊은 감독이다. V리그에선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과 더불어 최연소. 페퍼저축은행의 최고참 오지영(35)과는 불과 한 살 차이다. 이경수(44) 이성희(56) 코치와의 나이 차이는 크다.
그는 "감독에겐 중요한 과제다. 경험 많은 스태프들로부터 도움을 받고자 한다. 선수단과 스태프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높은 기대감으로 시작하고 싶지 않다. 자연스럽게 올라가겠다.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