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100타점이다.
한국프로야구가 낳은 3명의 강타자가 올해 리그를 바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 삼성 이승엽은 지바 롯데, 요미우리, 오릭스 등에서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한화 김태균도 컴백했다. 정든 롯데를 떠난 이대호는 일본 오릭스에 새둥지를 틀었다.
높은 기대감과 함께 상당한 부담감 속에 출발하는 2012년이다. 이승엽의 경우 2003년의 56홈런 장면이 국내 야구팬들에게 각인돼있다. 이미 두달전부터 '이승엽이 돌아왔으니'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김태균 역시 최근 몇년간 줄곧 하위권을 맴돈 한화를 4강으로 끌어올려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오릭스가 야심차게 영입한 이대호에게 거는 기대야말로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들이 올해 홈런을 펑펑 쳐줬으면 하는 기대가 높은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홈런이 전부일까.
오릭스의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 스포츠닛폰은 1일자 웹사이트를 통해 이대호를 'V탈환의 사자(使者)'라 표현하며, 오카다 감독이 개막전 4번타자로 지명한 이대호가 96년 이래 첫 우승을 이끌 것을 맹세했다고 보도했다. 'V탈환의 사자(使者)'는 결국 '우승 청부사'란 의미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
오카다 감독은 이대호와 관련해 "그가 세자릿수 타점을 올려줬으면 좋겠다. (이대호를 데려오는) 적극적인 전력 보강을 해준 구단에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홈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지나치게 홈런을 강조하면 자칫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대호가 일본 첫해인 올시즌에 100타점을 거둘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대단한 성공이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선 퍼시픽리그에서 100타점 이상이 두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센트럴리그에선 아예 없었다.
100타점 자체가 수월치 않은 목표지만 그래도 홈런을 강조하는 것 보다는 타자 입장에서 훨씬 낫다. 타점을 노리다보면 자연스럽게 홈런도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이미 "용병에게 홈런 옵션을 걸면 안 된다. 그 보다는 타점을 강조하는 게 백번 낫다"고 말한 바 있다.
세자릿수 타점이 갖는 중요성은 이승엽과 김태균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서 세자릿수 타점은 삼성 최형우(118개)와 이대호(113개) 뿐이었다. 따라서 올해 이승엽과 김태균이 100타점을 돌파한다면 대단히 성공적인 컴백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물론 팬들은 늘 홈런을 원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쏟아질 집중견제를 감안해야 한다. 홈런은 마음먹은대로 나오기 어렵다. 타점은 조금 다르다. 이승엽과 김태균이 갖고 있는 기량을 고려하면, 필요할 때 1,2점씩 뽑아내는 능력은 충분하다. 이렇게 타점을 쌓아올리다보면 어느 순간 홈런도 물흐르듯 나올 것이다. 이승엽도 과거 한국에서 뛸 때 이미 "일단 좋은 안타와 타점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타점은 홈런의 부산물이 아니다. 홈런을 양산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선수 본인이야말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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