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정말 열심히 했구만"
선수들을 바라보는 KIA 선동열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늘어났다. 입에서는 칭찬의 말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냉정하고 이성적이었던 과거의 선 감독이 아니다. 2012년 선 감독은 'SUN'이라는 자신의 별칭처럼 따사롭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의 삼성 사령탑 시절. 선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매우 아껴왔었다. 그의 칭찬을 들은 선수는 '끝판대장' 오승환이나 '수제자' 윤성환 정도. 선 감독의 마지막 시절인 2010년 처음으로 두 자리 승리를 따낸 차우찬도 무수히 많은 지적을 받다가 2010년에야 "이제 조금 선발투수로서 틀이 갖춰진 것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삼성 시절 선동열 감독이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자주 하지 않았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2005년과 2006년에 연속 우승을 거두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은 갖게 됐지만, 그에 걸맞은 실력을 쌓는 데는 소흘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분발할 수 있도록 따끔한 질책과 충고를 많이 했던 것이다. 또한 '초일류', '1등'이라는 모그룹의 컬러에 맞게 선수들에게 현재보다 더 나은 레벨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그런 선 감독이 친정팀 KIA에서는 따뜻한 남자가 됐다. 변화는 새해 첫 훈련시작일인 지난 8일부터 보였다. 이날 선 감독은 선수단에 대한 첫 마디로 "다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환하게 웃었다. 게다가 자신이 내준 체중 및 체지방 감량 테스트를 선수단 전원이 통과하자 그의 만족감은 더욱 커졌다. 선 감독은 테스트가 있던 다음날 취재진에게 직접 체중 측정표를 보여주며 선수들의 수치변화를 일일히 설명했다.
'누구는 몇 ㎏가 줄었고, 누구는 체지방 몇 %가 낮아졌다'하는 식으로 결과표를 설명하던 선 감독은 "서재응과 나지완에게 투수조 야수조 최고 감량상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진우도 체중은 4㎏가 늘었지만, 체지방이 10%나 줄었다. 지방이 줄고 근육이 늘어난 매우 좋은 사례라고 하더라"라면서 또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 자신이 내린 첫 과제물을 모두 성공적으로 이행한 것에 대한 만족감이 칭찬으로 이어진 것.
이 뿐만이 아니었다. 선 감독은 운동장에서 배팅과 러닝 등 훈련을 진행하는 선수들을 가리키며 "벌써 몸놀림이 가볍다. 러닝을 하는 모습만 바도 몸상태가 어떤지 알 수 있는데, 다들 준비가 잘 된 상태"라면서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이로 인해 '레전드'의 카리스마에 위축됐던 선수들도 한층 편안하게 훈련에 임하게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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