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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이 역사 교과서 될까? 좋은 예와 나쁜 예

by 고재완 기자
'공주의 남자'와 '인수대비'에서 각가가 수양대군 역을 맡은 김영철과 김영호. 사진제공=KBS,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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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의 선전까지 사극이 '불패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대중들의 역사 인식 또한 굉장히 진지해졌다. 계유정난이나 한글 창제 등 역사상 중요한 순간들에 대해서도 전혀 거리낌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사극들이 역사적 사실에 현대적 상상력을 적극 가미하기 시작하면서 사극을 대하는 시청자들의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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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예, 다양한 시각에서 보는 역사

이로 인해 대중들은 좀 더 쉽게 역사적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조선시대는 드라마를 통해 대부분의 시대가 조명됐기 때문에 역사 교과서의 역할을 할 정도다. SBS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태조 이방원부터 세종까지를 다뤘고 KBS2 '공주의 남자'에서는 세종 후 문종부터 세조까지를 그리고 있다. 태평성대라고 하는 영정조대나 연산군, 광해군 또 최악의 군주로 꼽히는 인조 시대도 드라마의 좋은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해품달'은 조선시대 가상의 왕인 성조까지 내세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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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극들의 대거 등장으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이 충돌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한 예로 '공주의 남자'와 '인수대비'를 들 수 있다. '공주의 남자'에서는 김종서(이순재)와 그의 아들(박시후)을 충신으로 묘사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계유정난'을 일으킨 수양대군(김영철)은 조선 적통의 왕권을 빼앗은 악인으로 그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방송중인 드라마 '인수대비'에서는 똑같은 상황을 그리면서도 그 시각이 정반대다. 김종서(한인수)는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중신으로, 수양대군(김영호)는 왕권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큰 결단을 내려 어린 단종에게 왕위를 물려받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인수대비'는 주인공이 수양대군의 며느리인 인수대비(함은정)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같은 역사적 사실을 두고 어떻게 내용을 펼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역사를 어느 쪽이 옳다는 입장에서 보는 것보다는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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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창제과정을 그린 '뿌리깊은 나무' 사진제공=SBS

나쁜 예, 왜곡된 시각으로 보는 역사

하지만 사극이 자칫 잘못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드라마의 특성상 극적인 재미를 위해 상상력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역사를 왜곡한다. '공주의 남자'에서 김종서의 아들 김승유와 수양대군의 딸 세령공주가 사랑을 나누지만 이 소재는 야사에나 등장하는 이야기다. 게다가 가장 현실성이 없는 야사로 꼽히는 일이다. 김종서에게 그런 아들이 있었다는 것도 믿기 어렵지만 이들의 연령차도 연인이 되기에는 터무니 없다. 단순히 드라마틱한 재미를 위해 이야기를 꿰어 맞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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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도 마찬가지다. 세종 조말생 정도전 등 실존 인물과 어우러져 밀본 정기준 이신적 심종수 등 허구의 단체와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에 실제 사건으로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첨가한 단체와 인물일뿐 한글창제와 관련해 그와 같은 저항은 없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인수대비'에서는 문종을 "할줄 아는 것은 효도밖에 없는" 인물로 묘사하고 있지만 문종은 세종이 승하하기 전 8년간 섭정을 했을 정도로 정치력을 인정받았던 군주다. 게다가 인수대비와 폐비 윤씨의 나이차나 폐비 윤씨와 훗날 태어날 성종의 나이차도 석연치 않을 뿐 아니라 폐비 윤씨는 간택후궁으로 궁에 들어왔기 때문에 어린 생각시 생활은 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들을 간과한다면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믿어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대표적인 역사적 인물을 갑자기 사망시킨다든지 하는 왜곡은 하지 않는다. 세세한 부분은 극의 재미를 위해 손보는 것이 사실이다. 시청자들도 이같은 사실을 감안하고 사극을 바라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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