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설레게 했던 아역 연기자들의 빈 자리를 성인 연기자들이 완벽히 채워가고 있다. MBC '해를 품은 달'의 한가인, 김수현, 정일우가 등장 2회만에 시청자들의 우려와 논란을 잠재우고 존재감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성인 주연배우들이 본격적으로 극을 이끌어가기 시작한 25일 7회 방송이 나간 후, 한가인은 호된 연기력 논란을 겪었다. 아역 연기자들이 자신들의 몫을 몇 배 이상으로 해내며 호평을 받은 데다, 한가인의 사극 연기도 처음이라, 어느 정도 예상됐던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26일 8회 방송에서부터 한가인을 비롯해 김수현과 정일우 등 성인 연기자들의 진면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날 억지로 끌려가 입궐한 연우(한가인)는 '액받이 무녀'가 되어 잠든 훤(김수현)의 곁을 지켰다. 연우는 꿈속에서도 그리움을 토해내는 훤의 모습에 애틋한 연정을 품게 되고 그를 진심으로 보살폈다. 그 덕에 훤은 건강을 회복하고 예전의 '자체발광' 미소를 되찾았만, 연우는 훤의 곁에서 잊어버렸던 과거의 기억들을 환영처럼 보게 되면서 혼란에 빠져들었다. 국무 녹영(전미선)의 충고에도 훤을 지키기로 결심한 연우는 다시 훤의 침소에 들었고, 누군가의 존재를 인식한 훤은 수면을 도와주는 차를 일부러 마시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극적으로 연우를 다시 만나게 됐다. 한가인의 차분하고 섬세한 감정 표현, 카리스마와 능청스러움을 자유롭게 오가는 김수현의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정일우도 어린 양명군 시절의 호쾌한 모습을 잘 이어받아 극의 한 축을 무난히 이끌었다. 괴한들에게 쫓기는 연우를 우연히 만나 함께 도피하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던 정일우의 독백은 양명군의 숨겨진 연정을 잘 전달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특히 어린 양명군 이민호와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외모로 시청자들에게 최적의 캐스팅이란 호평까지 듣고 있다.
성인 연기자들의 활약 덕에 '해를 품은 달'의 시청률도 30%의 벽을 가볍게 깼다. 이날의 전국 시청률은 31.7%로, 또 한번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연우와 훤의 극적인 만남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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