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달라졌다. SK의 전지훈련 얘기다.
지난 2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지에 도착한 SK 김현수 홍보팀 매니저는 선수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도착한 때가 마침 저녁식사 시간(현지시각 오후 5시30분)이라 짐을 풀고 식당으로 간 김 매니저는 선수들이 저마다 인상을 찌푸리고 오는 모습을 보며 '무슨 일이 있었나'하는 걱정을 했던 것. "왜들 인상이 안좋냐"고 물어보자 돌아온 답은 "낮잠 자고 방금 일어나서…"였다.
낮잠을 잘 수 있는 자유시간이 있다는 것. 아침부터 밤까지 훈련만 하던 시절과는 달라진 SK 전지훈련을 말해주는 단적인 예다.
김성근 감독 시절의 SK는 '지옥훈련'으로 유명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훈련의 연속이었다. 당일 훈련 스케줄이 있었지만 그 일정대로 훈련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김 감독이 그때그때 선수들의 모자란 것을 보고 일정을 바꿨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만수 감독 체제의 전지훈련은 많이 달라졌다.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만큼 단체 훈련의 시간은 적고 '알아서' 해야 하는 시간이 늘었다. 단체 훈련은 오전에만 한다. 8시부터 특타조가 훈련을 시작하고 9시부터는 전체 훈련이 오후 12시30분까지 진행된다. 이 감독은 "가장 힘이 넘칠 오전에 집중력을 높여 짧고 굵게 훈련하는 게 좋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오전 훈련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했다.
예전 하나의 야구장만을 쓰던 것과 달리 베로비치에서는 무려 4개의 야구장을 쓴다. 타격, 수비, 주루, 투수 훈련을 각 구장에서 따로 할 수 있다. 오전 훈련 후 점심 식사 이후엔 코치와 트레이너의 판단에 따라 과외 훈련이 필요한 선수에게 40∼50분 정도 개인 훈련 시간을 준다. 나머지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예전 웨이트트레이닝 보다 실기 훈련의 비중이 월등히 높았던 것과 달라진 모습.
오후 3시30분에 훈련이 끝난 뒤 5시30분의 저녁식사까지는 자유시간이다. 3∼4일에 하루씩 휴식을 하는 다른 구단과 달리 SK는 플로리다 전훈에서 하루(31일)만 쉬고 매일 훈련을 하기 때문에 훈련량이 적다고 해도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도는 생각보다 크다. 그래서 자유시간엔 대부분 낮잠을 즐긴다. 이후 6시 30분 이후엔 자율적인 개인 훈련의 시간이다.
훈련 중 선수와 코치들의 대화가 많아진 것도 달라진 특징. 예전엔 3개의 배팅케이지를 차례로 들어가 치는 통에 한번 배팅케이지로 들어가면 녹초가 돼서 나왔지만 이젠 하나의 배팅케이지를 이용해 자신의 차례에 타격을 한 뒤 코치와 타격 자세에 대해 얘기를 한 뒤 다음 차례에서 다시 연습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수비나 주루 훈련 때도 상황에 따른 선수들의 위치 변화 등에 대해 서로 물어보고 토론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달라진 훈련이 올시즌 SK의 성적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궁금해지는 SK의 올시즌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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