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드라마' 한 편이 곧 막을 올린다. 이름부터 한상 가득 푸짐한, MBC 새 주말극 '신들의 만찬'이다.
'신들의 만찬'은 전통 궁중 음식의 메카인 가상의 공간 '아리랑'을 배경으로, 운명적으로 얽힌 두 여성 요리사의 꿈과 사랑, 성장담을 그린다. 아리랑의 후계자 자리를 두고 펼치는 요리 대결을 큰 줄기로 삼아, 출생의 비밀을 가미해 극적인 긴장감을 끌어올린다는 게 제작진의 기획의도다.
요리라는 매력적인 소재에 드라마의 필수요소들을 골고루 배합한 내용 때문에 이 드라마는 '현대판 장금이'로 불리고 있다. 앞서 요리를 소재로 삼았던 '제빵왕 김탁구' '맛있는 청혼' '식객' '내 이름은 김삼순' 등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특히 '대장금'과 '제빵왕 김탁구'와는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이 드라마의 두 주인공은 전형적인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다. 성유리가 연기하는 준영은 어릴 적 사고로 부모와 헤어져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살아왔지만 아리랑의 4대 명장인 어머니 도희의 재능과 열정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천재요리사다. 그 대척점에는 친어머니를 잃고 도희의 딸이 되어 인정받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는 완벽주의 요리사 인주(서현진)가 있다. 준영과 인주의 운명적인 대결 이전에는 도희(전인화)와 설희(김보연)가 아리랑의 명장 자리를 두고 펼치는 경쟁도 그려진다.
'대장금'에서도 궁궐 수랏간을 배경으로 '음식에 넣은 홍시 맛'까지 알아차리는 '천재' 장금이와 '노력파' 금영이의 경쟁 구도가 극을 이끌어갔다. 이들의 운명은 장금의 어머니와 금영의 고모가 펼치는 경쟁이 대물림된 것이었다. 장금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비밀도 극의 맛을 내는 재료로 가미됐다.
'제빵왕 김탁구' 역시 마찬가지다. 천부적인 후각을 지닌 김탁구와 탁구에 가려져 열등감에 시달리는 구마준은 일과 사랑을 두고 번번이 부딪혔다. 김탁구와 구마준 모두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신들의 만찬'엔 아리랑의 3대 명장 선노인이, '대장금'엔 한상궁이, '제빵왕 김탁구'엔 팔봉선생이 주인공의 성장을 이끄는 멘토이자 정신적 지주로 등장하는 것도 닮았다.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이번 드라마를 선택한 전인화는 "한국의 전통음식을 지키는 명장의 이야기가 욕심났다"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신들의 만찬'이 '현대판 장금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전 성공작 이상의 뭔가를 보여주거나 분명한 차별점을 부각시켜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장금'은 최고시청률 50%를 넘기며 한류를 이끈 국민드라마였고, '제빵왕 김탁구' 역시 최고시청률 40% 중반대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신들의 만찬'이 다루는 소재들이 앞서 검증받은 성공 컨텐츠이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드라마에 비교평가라는 짐을 얹으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작품을 연출하는 이동윤 PD는 "재능을 갖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발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드라마에는, 단지 재능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그 재능을 탐내거나 질투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재능 안에서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이야기를 담으려고 한다. 기존의 드라마와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차별점을 밝혔다.
제작진의 의도대로 '신들의 만찬'이 대장금과 김탁구의 그림자를 지워내고 자신만의 '레시피'를 선보일 수 있을까? 그 첫 '만찬'은 오는 4일 시청자 앞에 차려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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