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칼럼에서 올시즌 4개 구단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트레이닝코치들에 대해 썼다. 그 중에서 한화 하나마쓰 고지 코치(56)는 한국에서 9번째 시즌을 맞이한 고참 일본인 코치다.
"최근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요."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중인 하나마쓰 코치는 전화를 통해 밝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 (박)찬호가 며칠 전부터 내 운동화가 어울리지 않는다며 새 운동화를 사 준다고 했어요. 그런데 2월1일 훈련 시작 시간에 선수 몇 명이 저를 잡아서 운동화를 강제로 벗기더라구요. 깜짝 놀랐는데 찬호가 오렌지색의 운동화와 모자를 준비하고 있다가 제게 건네줬습니다. 처음엔 어울리지 않는 오렌지색 운동화를 신게 해놓고 놀리려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다른 코치들이 하나같이 '색깔이 좋다'고 호평을 했어요. 너무나 가볍고 편한 나이키의 130달러짜리 운동화네요"라며 웃었다.
하나마쓰 코치는 그 깜짝 이벤트 외에도 박찬호에 고마운 일이 있다고 한다. "지금은 투수들에게 러닝을 많이 주문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달리기는 걸 싫어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찬호가 잘 달리니까 젊은 선수들도 군말없이 따라하고 있어요."
박찬호는 하나마쓰 코치에게 "일본과 한국 선수들 간에 러닝의 양에서 차이가 있나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하나마쓰 코치는 "요즘은 별 차이 없는데 러닝 스피드 만큼은 일본인 투수가 낫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러닝은 투수에게 꼭 필요한 하반신 강화의 방법이다. 하나마쓰 코치는 "정민철 투수코치도 그 부분을 많이 의식하고 있어서 투수들에게는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 같습니다"라며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하나마쓰 코치 역시 투수 출신이다. 국립대 출신이라는 보기드문 경력으로 1978년 니혼햄에 투수로 입단했다. 은퇴후엔 니혼햄의 트레이닝 코치로 21년간 활동하고 2004년에 삼성과 인연을 맺은 후 2010년부터 한화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야구가 좋고,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어 행복해요"라고 하는 하나마쓰 코치. 한국에 오래 살다보니 한국어도 불편없이 구사할 정도지만 가끔은 스트레스가 쌓일 때도 있다. 그럴 때 그가 찾아가는 곳이 있다. "혼자 노래방으로 가요. 큰 목소리로 일본 노래를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일본에서는 요즘 혼자 노래방에 가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혼자 노래방에 간다면 한국에선 약간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휴식시간이 한시즌 동안 마음을 편하게 유지하기 위한 하나마쓰 코치만의 비법이다.
"우리 팀은 원래 중간투수들이 좋아요. 선발투수들이 더 좋아지면 4강 진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는 하나마쓰 코치. 그는 기대에 부푼 행복한 2월을 보내고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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