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가는 겨울이 아쉽다 ! '전통 숯가마 & 알뜰 스키' 여행

by 김형우 기자

절기가 입춘(4일)을 지났건만 좀처럼 동장군의 기세가 꺾일 줄을 모른다. 이럴 경우 어디로 떠나는 게 좋을까? 추위가 반가운 여행 테마, '숯가마 찜질'과 '2월의 알뜰 스키'를 권한다. 이들 모두 가는 겨울이 아쉬운 즈음 곧잘 어울리는 여정이다. 참숯을 구워낸 뒤 남아 있는 가마의 열기로 찜질을 즐기는 숯가마 찜질은 숯불 특유의 매캐한 향취가 있어 향수를 자극한다. 특히 큼지막한 굴참나무가 고열의 황토 가마 속에서 5일 밤낮을 타들어가며 뿜어내는 원적외선 열기는 온몸을 다 개운하게 해주는 청량제에 다름없다. 뿐만 아니라 전통 참숯의 제조 과정 또한 뜻밖의 볼거리가 된다.

하얀 설원을 질주하는 스키는 또 어떠한가. 전국 주요 스키장에서는 3월 폐장을 앞두고 '2월의 파격 할인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겨울의 끝자락, 과감히 문밖을 나서 보자. 실속 있는 여정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횡성=글·사진 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

한겨울 추위를 녹일 수 있는 테마로는 전통숯가마를 찾아 찝질을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강원도 횡성에 자리한 강원 참숯공장은 전통 방식으로 숯을 구워내는 흔치 않은 곳이다. 숯공장 경력 9년차라는 김동석씨가 잘 구워진 백탄을 꺼내고 있다.
Advertisement

◆테마 1 '전통 숯가마 기행'

정성덩어리 '전통 숯' 이렇게 굽는다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포동리에 자리한 강원참숯은 50여년 전통으로, 참숯 가마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영동고속도로 새말 IC를 빠져나와 눈 덮인 지방도와 군도를 번갈아 타고 달리다 갑천면 포동리 어귀에 이르면 매캐한 군불 지피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숯굽는 냄새다.

강원참숯은 2대째 숯을 굽고 있는 집이다. 55년이 넘도록 숯을 구워 온 서석구 고문(76)에 이어 아들 정원씨(41)가 공장장으로 업을 잇고 있다. 부자의 숯 굽기 공력이 도합 75년으로, 이 분야 손꼽이는 명장들인 셈이다. 강원참숯의 경우 전통방식의 숯 굽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 볼 수 있어 더 실감나는 체험기행이 가능하다.

Advertisement
이글거리는 숯가마 내부. 평균온도가 섭씨 900~1400도에 이르는 가마속에서 5일 밤낮을 구워야 숯이 생산 된다.

이곳에서는 하루 평균 2~3t 가량의 숯을 생산한다. 바닥 지름면적 3m, 높이 2m의 가마 1기당 8~9t의 굴참나무를 채워 불을 지피면 6일후 800~900㎏의 참숯이 생산된다.

숯은 그 생김새와는 달리 일단 재료부터가 까다롭다. 나무라고 다 참숯이 될 수 없다. 참나무 중에서도 굴참나무를 최고로 친다. 단단하고 오래 타는 숯을 생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름 30cm, 어른 키만 한 통나무를 가마 속에 거꾸로 세워 빽빽이 집어넣는다. 채우는 데만 꼬박 8시간이 걸린다. 이후 황토로 입구를 막는 이른바 '앞수리' 작업을 마친 후 5시간 동안 불을 지핀다. 불은 반드시 위에서부터 붙여 아래로 타들어가도록 한다. 밑에서부터 타게 되면 무너져 내려 숯이 되지 않고 재만 남는다. 가마 내부 평균온도는 섭씨 900~1400도. 900도를 넘어야 참나무 유해가스가 연소된다.

가마에 나무채우기. 좋은 숯을 굽는 데는 굴참나무가 최고다.

숯을 굽는 데는 불 조절이 생명이다. 50여 년 동안 숯만 구워 왔다는 강원 참숯 서석구 고문(76)이 아직도 불을 직접 지핀다. 서 고문에 따르면 좋은 숯은 구울 때부터 연기의 색깔과 냄새가 다르다고 한다. 처음엔 불이 잘 붙어 뿌옇고, 마지막에는 맑아야 하며, 냄새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맵고 독해야 좋은 숯이 구워진다.

5일 밤낮을 고온에 굽고 6일째 되는 날 숯을 꺼내는데, 가마당 꼬박 6~10간이 걸린다. 오렌지 불빛으로 이글거리는 고온의 가마 속에서 숯을 원형대로 꺼내는 작업은 간단치가 않다. 섭씨 900도의 뜨거운 열기가 뿜어 나오는 가마 근처에는 잠시도 접근하기 힘들다.

갖 구워진 숯

올해로 숯공장 경력 9년차라는 김동석씨(50)는 "8시간 남짓 가마에 나무 쌓는 과정이 힘들지 숯을 꺼내는 과정은 견딜만 하다"며 "요즘 나무질이 안 좋아 숯이 짧게 나오는 통에 품이 더든다"고 말했다.

1개의 가마에서는 평균 200㎏들이 숯통 3~4개 분량의 숯을 생산한다. 일단 하나의 숯통을 채우고 나면 1시간 이상을 쉬어야 한다. 좋은 숯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가스 연소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 간식거리도 즐긴다. 이른바 '3초 삽구이'다. 부삽에 길게 자른 삼겹살을 얹고 백탄 숯가마에 잠깐만 집어넣어도 순식간에 기름기까지 쏙 빠진 부드럽고 고소한 구이가 완성된다. 예전에는 내방객도 찜질 중간에 맛볼 수 있는 별미였지만 작업에 번거로움이 따라 이제는 숯가마 직영 식당에서 숯불구이를 판매한다.

숯굽는 가마에서 즐기는 초고온 찜질

40년 넘게 참숯을 구워 왔다는 이곳은 현재 38개의 가마에 불을 지피고 있다. 가마별로 닷새간 불을 땐 뒤 하루 동안 숯을 꺼내고 그 다음날 하루 동안을 찜질방으로 활용한다. 도심의 찜질방에 비해 세련된 맛은 없지만 분위기와 전통 면에서는 단연 최고다.

숯가마찜질

숯가마를 활용한 찜질은 여느 찜질방 이용법과는 좀 다르다. 먼저 옷차림부터가 까다롭다. 색깔 있는 옷은 피해야 한다. 고온에서 탈색 우려가 있는 데다 염색약품 타는 냄새가 고약하다. 또 여성들은 필히 화장을 지우고 찜질을 시작해야 한다. 고온에 화장품 성분이 타면서 역한 냄새를 내는가 하면 피부 손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숯을 빼낸 다음 날부터 찜질을 즐길 수 있는 숯가마를 '꽃방'이라 부른다. 내부 온도가 섭씨 150~300도로 고열의 가마 속에 들어서면 숨이 턱밑까지 차는 듯하다. 하지만 이내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뜨끈한 열기가 뼈 속까지 전해온다.

가마에서는 오래 버틸 수 없다. 처음 30초 정도 찜질에 30초가량을 식히고 35초, 40초, 50초 등 서서히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 보통 4~5회 정도 찜질이면 땀구멍이 열려 찜질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단 땀이 나면 2~3분 정도는 가마 속에서 견딜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두어 시간 동안 실제 30여 분 정도 찜질을 즐기게 된다.

서정원 공장장은 숯가마 찜질을 한 후 흘린 땀을 곧장 씻지 말 것을 권한다. 3~4시간 정도 지나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에 샤워를 해야 찜질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횡성읍에서 왔다는 김종언씨(42)는 이곳 숯찜질 마니아다. 2년째 매주 한 번정도 들르고 있는데, 구강질환과 비염 등 고질병에 효험을 봤다고 했다. 서정원 공장장은 "숯가마 찜질은 피를 맑게 해주고 해독작용을 돕는 열침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여행메모

가는 길=서울~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새말 IC~횡성방면 좌회전~442번 지방 국도 1.5km 진행~우천사거리 우회전~갑천면 포동리 강원참숯

숯불 고기구이

여행팁=강원참숯에서는 찜질과 더불어 숙식도 해결할 수 있다. 황토방 콘도(16실)와 횡성한우 홍보관(정육식당), 한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횡성한우홍보관에서는 횡성한우를 맛볼 수 있으며, 삼초 삼겹살 대신 한우 숯불구이를 판매한다. 모듬특수부위, 등심 등이 각 8000원(100g)이며, 야채는 별도다. 한식당에서는 청국장, 두부전골, 곰탕(각 6000원), 미역국(5000원) 등을 맛볼 수 있다.

◇찜질=숯찜질 입장료 5000원, 옷-수건 대여 2000원. 양말 2000원 판매. 동절기 11월~2월(오전 9시~오후 5시 30분), 3월~10월 오전 9시~6시. 토요일은 오후 6시~10시까지 야간찜질도 가능하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