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없는 것보다는 낫죠."
LG 신인 조윤준은 운이 좋은 편이다. 한 팀의 주전포수들은 대부분 수년 간 안방을 지키는 일이 많다. 때문에 신인들은 입단 시기가 좋지 않은 경우, 갖고 있는 기량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백업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고 2군을 전전하는 일도 태반이다.
이런 면에서 조윤준은 분명 행운아다. 조윤준이 2012 신인드래프트서 1라운드에 지명될 만큼 기대를 모은 것도 사실이지만, 프로와 아마추어는 분명히 다르다. 특히 포수 포지션은 수년간의 조련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조윤준은 당장 1군 경험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상보다 빨리 온 조인성의 공백으로 LG가 향후 수년간 마스크를 씌울 젊은 포수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경험과 성적도 중요하지만, LG는 '육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길게 보고 있는 것이다. 선수에게 1군에서 직접 부딪히는 것 만큼 큰 경험은 없다. 조윤준은 데뷔 시즌부터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됐다.
조윤준은 이에 대해 "사실 부담이 크다"고 고백했다. 수많은 신인들이 그렇듯 조윤준 역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데서 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기회가 없는 사람보다는 나은 것 아닌가. 처음이지만, 부상 없이 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게 만족스럽다"고 했다.
첫 연습경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11일 주니치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또다시 테스트가 시작된다. 특히 조윤준 입장에서는 김기태 감독 앞에서 실전에서 뛰는 모습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조윤준은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겠지만, 감독님께 확실히 눈도장을 찍겠다는 각오로 뛰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굳은 의지를 확인한 뒤, 스스로가 느끼는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보통의 선수들은 쑥스럽더라도 무언가 답을 하기 마련. 하지만 조윤준에게선 "없다"는 말이 들렸다. 스스로 느낄 때 다른 이들보다 확실히 잘하는게 있어야 하는데 앞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선배들에 비해 아직 나은 게 없단다. 곧이어 "전부 다 부족하다"는 말이 이어졌다.
사이판에 이어 오키나와에서 포수들을 지도중인 김정민 코치는 조윤준에 대해 묻자 "이해력이 좋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진주 마무리훈련 때는 처음 겪는 프로식 훈련에 부딪혀 힘들어했지만, 이제 그런 모습이 확 줄었다고. 가르친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속도도 빠르다고 했다. 외형 상으로는 게을러 보이기도 하지만, 예상외로 근성도 좋다며 웃었다.
조윤준은 2012년을 '배우는 해'로 삼았다. 배움의 장소는 당연히 1군이다. 그는 "많이 배우고, 경험을 많이 쌓겠다"면서 "신인왕 같은 거창한 목표는 없다. (신인왕은) 내가 잘 배우면 따라올 수도 있는 것"이라며 웃었다. LG가 바라는대로 조윤준이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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