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들의 역습'이 통할까?"
충무로 최고의 흥행 보증 수표는 누구일까. 최민식 송강호 김윤석 등의 이름이 떠오른다. 하지만 여배우의 이름은 선뜻 생각나지 않는다. 여배우들의 설자리가 없다는 얘기가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다.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새해에도 이런 법칙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은 관객 동원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민정이 출연한 '원더풀라디오'는 지난 7일 기준으로 95만 114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고아라의 '파파'도 마찬가지. 33만 986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는데 그쳤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하울링'의 유하 감독 역시 제작보고회를 통해 "우리나라에선 여배우가 전면에 나서는 영화가 상업적으로 위험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연배우 이나영에 대해선 "이나영의 경우 현실성과 동화성이 공존하는 마스크가 영화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 영화의 주연은 이나영과 송강호. 하지만 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이나영이다. 송강호는 이나영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한다. 촬영 과정에서 송강호의 분량을 다소 늘렸지만, 시나리오상 송강호의 역할은 조연에 불과했다.
여배우 기근 현상에 대해 한 영화 관계자는 "여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는 상대적으로 잔잔한 느낌의 장르가 많다"며 "하지만 관객들은 박진감과 스릴이 넘치는 장르를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여배우들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 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런 이유 때문에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를 만들면 투자가 잘 안 들어오고, 여배우를 기피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밝혔다.
그래서 나온 해결책이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일 수 있는 액션 연기에 대한 도전이다.
고아라는 극 중 오디션에 도전하며 과격한 댄스를 소화해냈다. 이나영 역시 오토바이 액션을 선보였다. 여형사 역을 맡은 탓에 넘어지고 구르고 맞는 것은 예사다. 또 올여름 개봉 예정인 영화 '코리아'의 하지원은 탁구 선수로 변신한다.
이밖에 조여정은 과감한 노출을 통해 답을 찾은 경우다. 지난 2010년 '방자전'으로 화제몰이를 했던 조여정은 '후궁: 제왕의 첩'에서 다시 한 번 파격 노출에 도전한다.
하지만 이나영과 하지원, 조여정 등이 '여배우 주연 영화의 저주'를 깰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영화 관계자는 "주연 배우가 흥행에 의해 좌지우지되다 보니 영화의 장르가 한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화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못하고 여배우들의 활발한 활약이 제약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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