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4연타석 안타가 오릭스를 흥분시키고 있다. 이대호는 11∼12일 열린 자체 홍백전에서 홍팀의 4번타자로 2타석씩 나서 4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하면 떠오르는 것은 홈런인데 홈런은 하나도 없었을 뿐더러 2루타도 하나 없이 단타만 4개인 것은 어찌보면 아쉬울 수도 있는 성적이라고 보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오릭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이대호의 4안타에 크게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큰 것을 노리는 스윙만이 아닌 밀어치기를 하고 변화구 대처능력에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는 기존의 용병 4번타자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엔 두번 모두 초구 직구를 밀어쳐서 안타를 만들어 냈다. 이대호는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때부터 밀어치는 것에 많은 집중을 했고 실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경기후 오카다 감독은 "이렇게 치면 좋은 타율이 나온다. 4번이 저러한 배팅을 하면 상대가 곤란을 겪는다"고 했다.
이튿날의 2안타 역시 의미가 있었다. 이대호는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백팀의 선발인 나카야마 신야와 상대했다. 나카야마는 왼손투수로 지난해 8승9패 방어율 2.94를 기록해 올시즌 기대를 모으는 선발요원. 2개의 변화구를 놓친 뒤 볼카운트 2-0에서 높은 볼 성 공을 쳐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이날 2이닝을 던진 나카야마가 유일하게 내준 안타였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상대의 실투를 놓치지 않은 이대호의 집중력이 좋았다.
4회초 2사 1루서 두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의 안타는 오카다 감독을 더욱 흡족케 했다. 상대 투수 고마쓰가 두차례 와일드피치를 해 주자가 3루가 됐고, 이대호는 풀카운트에서 가운데쪽으로 오는 슬라이더를 중전안타로 연결해 타점을 올렸다. 볼카운트 1-3에서 슬라이더를 헛스윙한 뒤 다시 온 슬라이더를 안타로 만들어낸 것. 이틀동안 4개의 안타로 초구부터 적극적이고 밀어치는 타격,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상대 실투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 변화구의 대처능력 등을 보여줬다.
오카다 감독은 이대호의 두번째 타격에 대해 특히 높은 점수를 줬다고. 오릭스의 나카무라 준 편성부 국제그룹장은 "오카다 감독님은 이대호 선수가 홈런을 노리지 않고 타점을 올리기 위해 욕심을 버리고 안타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놀랍다고 하셨다"고 오카다 감독의 평가를 전했다. 만약 주자가 1루에 있었다면 장타를 노릴 수도 있었겠지만 주자가 3루가 되자 정확히 치는 것에 집중해 변화구를 안타로 만든 상황 판단력을 말한 것.
연습 타격에서 140m의 장외홈런까지 날렸던 이대호지만 실전 초반엔 정확성 있는 타격으로 오카다 감독의 신임을 쌓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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