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암암리에 성행중인 불법 베팅사이트는 무수히 많다. 배당률이 정식 스포츠토토에 비해 매우 크기 때문에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사설 베팅에 빠져든다.
스포츠조선은 실제로 수 년간 사설 스포츠베팅 사이트를 이용해 온 유경험자 A씨와 어렵게 접촉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이트를 이용하다 보면 느낌이 온다. 이미 밝혀진 축구나 배구만이 아니라 프로야구에서도 경기조작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A씨가 사설 베팅의 세계에 빠진 것은 4년전.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던 무렵이다. 그는 "우연히 스팸문자메시지를 받고 사이트에 가입해보니 야구나 축구, 농구 등 프로스포츠 뿐만 아니라 올림픽의 대부분 종목들을 대상으로 베팅이 이뤄졌다"면서 "몇 만원의 베팅으로 잘만하면 수백만원의 당첨배당금을 챙길 수도 있고, 배당금이 계좌로 즉시 이체된다는 점 때문에 사설토토에 몰입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후 몇 년간 불법 스포츠베팅을 멀리했던 A씨는 지난해 다시 베팅을 시작했다. 그는 주로 야구와 관련한 토토베팅을 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야구 종목에는 매우 다양한 세부 베팅분야가 있다. 첫 볼넷을 내준 팀을 고르는 것이나 '승무패' '핸디캡' '4회까지의 언더/오버점수'처럼 이용자의 흥미를 끌만한 종목들이 많다"면서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4회까지 양팀의 득점을 기준으로 언더(기준점 아래)와 오버(기준점 이상)를 고르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특히, A씨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야구에서 실제로 '승부조작'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첫 볼넷같은 것은 정말 간단히 조작할 수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양팀 점수도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A-B 팀간의 대결에서 선발이 모두 에이스가 나온다고 가정해보면 양팀이 낮은 득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역으로 4이닝을 기준으로 높은 점수가 나오면 배당률이 커진다. 때문에 4회 이전에 1~2점 정도만 내줘도 큰 배당률을 확보할 수 있다. 브로커들이 이런 식으로 경기에 개입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A씨는 해당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브로커들이 활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시판에 보면 종종 자신이 엄청난 적중률을 기록했다며 베팅기록지를 자랑 식으로 올려놓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 이용자는 그런 글을 보면 그 사람의 베팅을 따라가게 된다. 그런 사람들이 바로 브로커일 가능성이 있다. 미리 선수와 '경기조작'을 해놓고, 그 결과를 사람들에게 퍼트려 대박을 노린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A씨는 사설베팅을 완전히 끊었다고 했다. 그는 "엄청난 돈을 땄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 대부분 돈을 탕진하게 된다. 사람의 심리상 그렇게 된다. 결국 이득을 챙기는 것은 사이트 운영자와 브로커 뿐"이라며 불법베팅의 폐해를 경고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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