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경기조작은 어떤 매커니즘으로 이뤄지는 걸까. 불법베팅사이트를 통해 베팅을 하는 집단과 선수는 어떻게 연결돼 경기조작으로 이어지는 걸까.
각 구단은 여러 소문을 통해 들려오는 혐의 선수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면서 한편으론 어떻게 선수들에게 브로커가 경기조작을 제안하는지 경로를 파악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구단들이 파악한 경로는 항간에서 들려오는 조직폭력배 보다는 선수들의 지인을 통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섭외 대상은 주로 선발투수나 톱타자들이다. 가장 조작하기 쉬운 것이 '첫 볼넷', '초구 파울' 등이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브로커들이 선발투수들이나 1번타자들에 대해선 거의 모두에게 제안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브로커들은 처음부터 직접 선수들과 접촉하지 않는다. 브로커가 바로 제안을 하면 100% 거절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목표로 삼은 선수와 친한 일반 지인이나 야구를 함께 했던 선·후배, 동기들을 포섭한 뒤 이들이 선수들에게 부탁을 하게 만든다. 절대 그에 대한 사례는 말하지 않는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연봉이 5000만원 미만일 경우 1군에서 뛰는 동안엔 연봉 5000만원으로 계산해 봉급을 받기 때문에 돈이 크게 궁하지는 않다. 그래서 돈이 아닌 '정(情)'에 의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
볼넷 하나 내주는 것, 파울을 치는 것이 경기 초반, 특히 1회라면 승부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될 수 있다. "승부에 직결되는 것도 아니고, 사소한 플레이 하나일 뿐이니 한번만 도와달라"며 매달리는 지인들의 간곡한 부탁에 도덕적인 해이가 겹쳐지면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선수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브로커는 이때 등장한다. 그때서야 선수에게 금액을 제시한다. A급 투수일 경우 수천만원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가 끝까지 고개를 저으면 어쩔 수 없이 다음 타깃을 찾는다. 8개구단의 선발투수는 많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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