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고, 위기다. '우리는 아니야'라고 안심했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 파장이 일파만파다.
야구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각 구단은 진상 파악에 분주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경기 조작' 파문, 분명 혹독한 시련이다.
KBO는 "각 구단에 조사 결과를 빠른 시간내에 제출해달라고 했다. 검찰의 수사여부에 따라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검찰의 수사여부? 조금은 한가한 언급이 아닌가 싶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작년 프로축구 경기조작 사건을 떠올려 보자. 사건이 터지자 프로축구연맹은 갈팡질팡했다. 이렇다할 대책도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검찰의 손에 의해 모든 게 파헤쳐졌다. 뒤늦게 정몽규 회장이 사과를 해야 했다. 최근의 프로배구도 비슷했다.
물론 구단의 자체 조사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KBO도 그 결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도 앞선 프로축구나 프로배구처럼 대처해서는 안된다. 자체 조사반을 꾸리든, 검찰의 도움을 얻든 초기에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구본능 총재도 가만히 지켜만 봐서는 안될 것 같다. 직접 나서야 한다. 팬들에게 확고한 경기 조작 근절 의지라도 보여줘야 한다.
물론, 아직 사실로 드러난 건 아무것도 없다. 너무 앞서가는 것도 같다. 하지만 정황상 가능성이 크다. 눈 앞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건 너무 수동적이다. 그러다 나중에 일이 더 커질 수 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프로축구의 경우 최성국이 끝까지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영구제명을 당했다. 솔직하지 못했던 것에 팬들은 더 아쉬워했다.
솔직해지자.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선수까지 나왔다. 한두명이 유혹을 받은 게 아닌 듯 하다. '누가 실제로 했다'는 제보도 들어온다.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그런 일이 있다면 밝히자. 용서를 빌자. '양심선언'이 아니다. 잘못에 대한 '반성'이다. 용서를 비는 '용기'가 필요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판은 온통 장밋빛이었다. 박찬호 김태균(이상 한화) 이승엽(삼성) 김병현(넥센) 등 해외파의 복귀에 모두들 들떴다. 700만 관중도 문제없어 보였다. 그런데 이런 일이 터졌다. 안타깝기만 하다.
이 글을 쓰면서도,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냥 루머로 끝났으면 한다. 받아들이기에는, 믿기에는, 너무 충격적이다. 그렇다고 해도, 숨겨서는 안된다. 밝힐 건 밝혀야 한다. KBO도 "밝혀지는 대로 모든 걸 오픈하겠다"고 했다. 깨끗하게 시즌을 맞이하자. 스포츠1팀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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