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을 살려야 한다."
프로농구 KT가 찰스 로드의 부상 일시교체 선수로 레지 오코사를 영입했다. 21일 아침 입국한 오코사는 이날 저녁 열린 삼성전에 곧바로 투입됐다.
오코사는 로드가 오른 발목 부상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는 바람에 일시교체로 다시 한국땅을 다시 밟았다.
KT는 정규리그 3위를 사실상 결정한 상태다. 21일 삼성전을 포함, 남은 5경기에서 굳이 승수를 쌓을 필요가 없다. 올시즌 초반부터 로드의 퇴출을 검토해 온 KT가 남은 경기 상황을 지켜본 뒤 오코사를 로드의 완전 대체선수로 삼으려는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같은 관측은 KT의 용병 교체설이 나올 때마다 비판부터 제기하는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불과한 것 같다.
KT로서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남은 경기 승리를 위해서도, 로드 퇴출을 위한 수순도 아니라는 게 KT 구단의 설명이다. 국내선수 보호를 위해서다.
우선 오코사는 준비된 교체 용병이 아니었다. 지난 17일 전자랜드전에서 발목 부상을 한 로드가 19일 KGC전에 불참한 뒤 2주 진단을 받게 되자 부랴부랴 섭외한 '응급처방용'이었다.
굳이 오코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데려올 요량이었다. 차라리 로드 없이 남은 정규리그를 버틸 수도 있었지만 국내선수들이 너무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KT는 현재 김도수가 부상으로 빠졌고, 상무에서 갓 제대한 김영환이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다. 가용 자원이 빠듯한 상태에서 로드마저 빠져버리니 '남은 자'들의 과부하가 심했다.
19일 KGC전에서 51대73으로 대패하는 과정서 드러났듯이 로드 한 명이 빠지는 바람에 국내선수들의 체력부담은 더 높아지고, 경기내용도 엉망이 되며 선수단 사기마저 떨어질 형국이다. 이러다가 정작 PO에서 힘도 못쓰고 무너질 판이다.
올시즌 PO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 감독은 "남은 경기가 순위에 상관없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PO에 대비한 체력안배를 위해서 오코사라도 투입하는 게 미래를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오코사는 말그대로 일시교체일 뿐 PO까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토종의 기를 살리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의 결과가 오코사였던 것이다.
아쉽게도 KT는 이날 원정 삼성전서 오코사 효과를 얻지는 못했다. 입국한지 13시간만에 경기에 출전한 오코사는 25분을 뛰며 17득점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실책이 4개나 됐고, 동료들과의 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 결국 4쿼터 5분여를 남겨놓고 5반칙 퇴장을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은 4쿼터에만 10점을 넣는 등 41득점을 퍼부은 아이라 클라크의 활약에 힘입어 80대77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시즌 KT전 첫 승. 한편, 오리온스는 고양 홈경기에서 30점을 넣은 최진수를 앞세워 2위가 확정돼 주전들을 뺀 KGC를 83대70으로 눌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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