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한 에이전트는 가라!'
올시즌 부산 KT는 용병 영입 때문에 골치를 앓았던 대표적인 팀이다.
시즌 초반부터 찰스 로드의 완전대체 용병을 찾는다고 했다가 번번이 실패했다.
한때 영입대상 용병 3명을 점찍기도 했지만 용병 공급권을 가진 에이전트들이 과도한 웃돈을 요구한 게 큰 원인이었다.
KBL(한국농구연맹) 규정에는 2011∼2012시즌 40만달러(인센티브 포함·약 4억5000만원)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은근슬쩍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하며 계약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창진 감독은 "직접 와서 기량을 보여주기도 전에 돈부터 챙기려는 오만함에 넘어가면 한국농구를 '봉'으로 여기게 된다"며 발끈한 적도 있다.
이로 인해 KT는 대체용병을 구하지도 못하고 지금껏 근근이 버텨왔다.
앞으로 이런 에이전트들의 횡포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KBL이 2012∼2013시즌을 맞아 에이전트 등록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에이전트 등록제는 국제농구연맹(FIBA)이 수년 전부터 회원국에 권장해 온 제도다.
FIBA가 인증한 자격증을 보유한 에이전트가 해당국 연맹에 등록하고 '선수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축구계에서 국내-외 선수들이 팀간 이동을 할 때마다 공인된 에이전트가 따라붙는 것과 같은 시스템이다.
FIBA의 권장 사항이라 도입을 미뤄왔던 KBL이 이번에 용병 드래프트제도가 부활함에 따라 에이전트 등록을 본격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에이전트 등록제는 각국 리그를 돌아다니는 용병들의 이력관리를 체계화하고 국가간 정보를 공유하자는 게 기본 취지다.
더불어 흥정을 붙여가며 웃돈을 요구하는 에이전트들의 관행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일부 구단들은 용병을 영입하려고 하면 에이전트가 개입돼 웃돈이나 과도한 처우를 요구하는 바람에 애를 먹은 적이 많은 게 사실이다.
KBL은 에이전트가 규정을 위반할 경우 한국 농구판에 영원히 발붙일 수 없도록 영구퇴출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한선교 KBL 총재는 올시즌 개막 전 간담회에서 "이른바 '장난치는' 에이전트로 인해 한국농구가 멍들게 하면 안된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공공연한 비밀처럼 기생하며 농구판 불신을 심화시켰던 용병 웃돈 의혹이 이번 기회에 일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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