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뛴 최고의 용병은 두산 더스틴 니퍼트였다. 역대 용병 최장신(2m3)인 니퍼트는 실력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서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두산 구단이 니퍼트와의 재계약을 위해 미국까지 가서 정성을 쏟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올시즌 두산은 니퍼트의 용병 파트너로 스캇 프록터를 선택했다. 프록터는 2006~2007년 뉴욕 양키스 시절 소방수 마리아노 리베라 앞에서 셋업맨을 맡았던 특급 메이저리거 출신이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김진욱 감독의 바람대로 마무리 역할을 잘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렇다면 인간적인 모습은 어떨까. 혹시 메이저리그 출신이라 '귀족 의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두산 선수단이 일본 미야자키에 도착하던 22일, 공항에서 프록터는 뜻밖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지훈련에 필요한 장비를 담은 가방은 개인당 2~3개 정도는 된다. 공항에서 짐을 운반하는 일은 굉장히 크고 중요한 일이다.
가고시마 공항에 도착한 두산 선수들은 각자 자신들의 짐을 옮기느라 바빴다. 그런데 프록터가 5~6개 정도 가방을 잔뜩 실은 카트를 몰고 나오는 것이었다. 개인 장비가 아니라 선수단 공동 장비를 담은 가방들이었다. 국내 토종 선수들도 옮기기를 마다하는 무거운 짐가방을 직접 나서서 선수단 버스에 옮기는 것이었다.
솔선수범과 적극성. 이를 바라보는 김진욱 감독의 표정은 흐뭇하기만 했다. 김 감독은 "저런 모습 때문에 니퍼트만큼이나 사랑받을 것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프록터는 니퍼트와는 성격이 아주 딴판이다. 침착하고 내성적인 니퍼트와는 달리 활달하며 자기 주장이 강한 선수다. 이런 면이 오히려 용병 궁합에 있어서는 성공 확률이 높다. 니퍼트가 선발로 등판하는 날 프록터가 세이브를 올린다면 효과는 '100점 만점'을 넘고도 남는다.
가고시마 연습경기에서 프록터는 2~3경기 정도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실력만 보여주면 인기는 따논 당상이다.
가고시마(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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