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폼은 그대로입니다. 느낌을 바꾸는 것이죠."
이제까지 전지훈련지에서 이렇게 표정이 밝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두산 김현수가 개막전을 향해 '타격 천재'의 감을 완성해 가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전지훈련중인 김현수는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중이다. 공수주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으니, 당장 시즌이 시작된다 해도 걱정이 없을 정도다. 26일 넥센과의 연습경기에서는 8회 2사 2루서 대타로 나가 우전적시타를 날렸는데 상대의 수비 실책을 틈타 홈까지 파고드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이 돋보였다. 그러나 김현수는 "지금이 중요한게 아니라 4월7일 개막전때 잘 해야죠"라며 칭찬에 손사래를 친다. 일단 생각대로 타격감은 충분히 끌어올린 상황이다. 전지훈련 동안 염두에 뒀던 3가지 키워드가 김현수의 '진화'를 돕고 있다.
우선 몸상태가 굉장히 가볍다. 이미 지난해말부터 집중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을 실시해 체중을 줄였고 근력을 강화했다. 목표로 했던 배트스피드 향상을 위해서는 허리와 손목 힘을 기를 필요가 있었다. 지금도 거의 매일 선수단 숙소 웨이트장을 찾는다.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두산 야수들 가운데 체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얘기도 듣는다. 김현수는 "웨이트를 집중적으로 해 온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더이상 체중(현재 90㎏대 중반)은 줄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타석에서는 타격 준비자세에 신경을 쓰고 있다. 타격시 오른발을 들어 올리는 준비 과정을 빨리 가져가는 것이다. 유인구 대처능력과 컨택트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김현수는 "타격폼이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코치님들도 이야기를 하시는데, 오른발을 드는 타이밍을 조금 일찍 잡고 되도록 짧은 스윙을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율 3할5푼9리를 쳤던 2009년의 스타일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홈런보다는 찬스에서 적시타를 날리는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거 이치로(시애틀)와 곧잘 비교된다.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 피오리아구장에서 이치로의 타격 훈련을 본 적 있다. 김현수는 "이치로와 나는 스타일이 다르다. 그러나 투스트라이크 이후 더욱 폼을 작게 하면서 공을 맞히는데 필요한 타이밍을 갖는 것은 배워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감독도 당시 이치로의 타격 방법에 관한 생각을 김현수에게 전했다. 김 감독은 "투스트라이크 이후 생각지 못한 공이 파고들었을 때 커트해 낼 줄 알아야 출루율도 높아지고 삼진도 적어진다. 이치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KIA 이용규가 최고다. 김현수가 참고할만한 타자들이다"라고 강조했다.
전지훈련 기간이 이제 열흘 정도 남았다. 김현수는 올시즌 완성도 높은 타격을 위해 '3대 키워드'를 마음 속에 계속 간직할 생각이다.
가고시마(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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