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로 간직하려구요."
한화의 신인 투수 임기영은 이번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영원히 간직할 선물을 받았다.
선물 제공자는 팀의 큰형님 박찬호였다. 박찬호가 막내 임기영에게 선물을 하게 된 사연이 재밌다.
임기영은 이번 스프링캠프때 자신이 평소 사용하던 야구 글러브를 챙겨왔다.
각각 베이지색과 파란색으로 만들어진 2개의 글러브다. 어느 날 파란색 글러브를 사용하다가 대선배 박찬호에게 목격됐다.
박찬호는 "파란색은 삼성 구단의 상징색 아니냐. 너는 한화 선수인데 파란색을 사용해? 당장 바꾸지 않으면 내가 버릴테다"라고 충고를 했다.
박찬호의 각별한 '애사심'에 주변에 있던 후배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박찬호는 이런 '애사심'은 처음이 아니다.
노재덕 한화 단장은 "박찬호가 입단식 기자회견을 할때 한화의 상징색인 오렌지식 넥타이를 매고 왔을 때 내심 감동받았다"고 했다.
소속 팀 한화에 섞이기 위한 박찬호의 센스가 다시 한 번 발동한 것이다.
막내 임기영은 "파란색이 삼성의 색깔이라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용서를 구했지만 파란색 글러브를 버리면 전지훈련때 사용할 글러브가 부족해 난감했다.
그러자 박찬호가 자신에게 스폰서로 용품을 지급해주는 업체에게 부탁해 새 글러브를 일본으로 공수한 것이다.
뜻밖으로 최고급 글러브를 공짜로 얻은 임기영은 신이 났다. 너무 아까워서 사용하지 않고 고이 간직할 계획이란다.
임기영은 "기회가 되면 박찬호 선배께 글러브에 사인해 달라고 부탁해서 가보로 길이 간직할 예정"이라며 활짝 웃었다.
박찬호의 후한 인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찬호의 별명이 '찹퍼(chopper·도끼로 잘라내듯이 이닝을 잘 막아내는 사람을 의미)'인데 막 퍼준다고 해서 '막퍼'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현재 한화 선수들 가운데 박찬호가 제공한 선물 한두 가지를 갖고 있지 않은 선수는 없다는 게 후배들의 귀띔이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는 박찬호가 야수들에게 야구 방망이를 한 개씩 선물했다고 한다. 박찬호의 매니지먼트사 '팀61'이 제작한 스킨-로션 세트는 물론 건강팔찌도 박찬호의 보따리에서 나왔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수혜자'는 같은 방에서 방졸 역할을 하고 있는 안승민이다.
안승민은 박찬호와 체격이 비슷한 까닭에 박찬호가 입으려다가 사이즈가 맞지 않는 트레이닝복이 나오면 무조건 섭렵하게 된다.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갈 때 안승민의 짐 보따리에는 박찬호 선배의 협찬품이 더 많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키나와(일본)=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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