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들의 경기조작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결백을 주장했던 김성현이 체포돼 경기조작을 시인하면서 프로야구계는 뒤숭숭한 봄을 맞고 있다.
이미 한차례 각 구단에 경기조작 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시켜 아무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실제 경기조작이 이뤄졌음이 밝혀지자 지난 28일 오후 다시 한번 구단에 공문을 보내 자진신고를 받도록 했다.
빨리 경기조작 사태를 끝내겠다는 뜻이다. 또 끝까지 하지 않았다고 하다가 뒤에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 프로야구에 대한 신뢰를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재조사에 들어간 이유다.
그러나 주위에서는 과연 누가 자진신고를 할까 의구심을 갖는다. 혹시 경기조작을 한 선수가 있더라도 현재로서는 자진신고 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소문으로는 경기조작을 했다는 선수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아직 검찰에서 확실한 증거나 증인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공식적으로 이름이 거론되는 선수는 김성현, 박현준(이상 LG)이 전부다. 만약 실제로 경기조작을 한 선수라도 현재 자기가 수사대상에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나설 확률은 거의 없다.
KBO는 자진신고한 선수에 대해 향후 열리는 상벌위원회에서 최대한 정상을 참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프로축구나 프로배구의 전례로 봐서는 정상참작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
프로축구와 프로배구에서는 자진신고자가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수사대상에 이름이 오르게 되자 뒤늦게 자진신고를 한 케이스다. 기자회견에서 절대 아니라고 하던 축구선수 최성국도 이후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진신고를 통해 승부조작에 가담했음을 시인했다.
자수의 형식으로 잡혀들어가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정상 참작으로 형량이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자진신고가 다시 프로무대로 복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는 않았다. 프로축구연맹과 한국배구연맹은 승부 또는 경기조작에 연루된 선수들에 대해 자진신고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 영구제명 처리했다.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선수를 다시 들일 수 없다는 여론 때문이었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야구의 경우 잣대는 더 엄격해질 수 밖에 없다.
예전 병역비리를 저질렀던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복귀했었다. '자진신고 선수는 처벌을 받은 뒤 복귀를 허락한다'는 조건을 내건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서야 현실적으로 자진신고자를 기대하긴 힘든 형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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