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시리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세계적인 히트 게임을 양산했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1일(한국시각)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블리자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약 600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개발팀은 10% 정도이고, 나머지 90%는 게임 마케팅, 기획, 운영, 영업 등 비개발팀의 인력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그러면서 회사의 최대 캐쉬카우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개발팀은 이번 정리해고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재 3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블리자드코리아도 이번 조치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개발 인력의 해고는 최소화됐지만, 향후 출시를 앞둔 게임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블리자드의 직원은 45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600명은 전 직원의 13% 규모나 된다.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공동설립자 겸 CEO는 발표문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조직 내 팀들과 업무절차에 대해 지속적인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우리의 조직을 거대하게 성장시켜왔고, 전 세계 커뮤니티에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를 해왔다"며 "하지만 조직의 변화하는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블리자드는 오는 6월 출시설이 나오고 있는 '디아블로3'를 포함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판다리아의 안개', '블리자드 DOTA', '스타크래프트2'의 확장팩인 '군단의 심장' 등 향후 줄줄이 선보일 신작 게임이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전세계 최대 게임사인 블리자드의 인력 감축은 게임산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게임산업은 전세계적인 위기에도 불구,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지속적인 인력 충원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이다. 블리자드가 2010년 채용한 인력만 1000명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돈줄'이라 할 수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하락세가 뚜렷한 반면 '디아블로3'가 출시되기 전까지 공백을 메워줬어야 할 '스타크래프트2'가 예상외로 부진을 면치 못하며 블리자드는 어려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실적발표에 따르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유료회원은 지난해 4분기에만 10만명이 감소했다. 유료회원은 2010년 1200만명에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말 1020만명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또 요즘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가 초창기 투자를 제안했을 때 이를 거절, 게임을 보는 안목이 부족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여기에다 '스타크래프트2'를 출시하면서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에서 저작권 분쟁을 일으켜 초반 바람몰이에 실패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등 위기를 자초한 측면도 있었다.
어느 산업에서도 영원한 1인자는 없다. 특히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하는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끊임없이 새롭고 독창적인 신작을 요구하는 유저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게임산업에선 더욱 그렇다. 이번 사례는 세계 최고의 개발력과 게임을 가진 블리자드도 여기서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국내 게임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블리자드가 일시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일 가능성도 높다. 게임사의 핵심인 R&D 인력의 해고를 최소화 시켰다는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재도약을 위한 가장 큰 원동력은 궁극적으로 새로운 게임이라는 점은 잊지 않았다. 다만 마케팅과 영업 등 개발 못지 않게 중요한 지원 부서 인력의 감축으로 퍼블리싱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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