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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교세라돔에서의 갈림길. 장타자? 교타자?

by 김용 기자
◇오릭스 이대호가 4일 일본 고지에서 열린 한신과의 시범경기에서 한신 후자카와를 상대로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닛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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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이대호가 안타행진을 이어가며 일본야구에 연착륙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호로서는 머리가 아플 상황이 올 것이다. 확실한 노선을 정해야 한다. 이대호는 4번타자다. 분명 정규시즌에는 장타를 쳐내야 확실한 팀의 중심타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홈런을 의식하지 않겠다"며 가볍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일본 내 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정규시즌에서도 굳이 홈런에 욕심을 낼 필요가 없는 듯 보이기도 한다. 오릭스 4번 이대호는 장타자와 교타자 사이에서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이대호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오사카 교세라돔의 환경이 이대호를 헷갈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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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구장 고유의 특성 이용하면 홈런도 펑펑

이대호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일본 투수들의 공을 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의도적으로 장타를 의식하지 않고 가볍게 스윙하고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지난 4일 열린 한신과의 시범경기에서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를 상대로 좌익수 키를 넘기는 대형 2루타를 때려냈다. 충분히 일본에서도 장타를 때려낼 수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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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오릭스가 교세라돔을 제1의 홈구장으로 사용한다는 점. 돔구장은 일반적으로 타자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돔구장 내부에는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하며 대류 현상에 의해 자연적으로 상승기류가 형성된다. 여기에 돔구장은 '온실효과'가 나타난다. 그라운드에서 천장으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높아지게 된다. 온도가 높은 곳은 공기 밀도가 낮아진다. 다시 말해 높이 뜬 홈런성 타구는 공기 저항을 덜 받는다는 뜻. 특히 교세라돔은 바닥부터 지붕까지의 거리가 72m로 일본 돔구장 가운데 가장 높다. 이 2가지 효과로 교세라돔 내에서 뜬공은 실외구장에서의 뜬공보다 더 멀리 날아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지붕으로 덮여있는 돔구장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다.

또 교세라돔은 중앙펜스까지 122m, 좌우 99m로 118m, 95m의 사직구장보다는 약간 크지만 외야 펜스는 오히려 4.8m의 사직구장보다 0.6m낮다. 일본 저반발 공인구에 대해서도 "특별한 느낌이 없다"며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충분히 홈런을 욕심내볼 만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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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라돔 펜스 교체에 선구안 업그레이드

6일 일본 스포츠 전문지 닛칸스포츠는 교세라돔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5일 외야펜스 컬러를 새롭게 바꿨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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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라돔의 외야 펜스는 오사카의 상징색인 아쿠아블루 컬러로 칠해져 있었다. 하늘색과 거의 흡사한 색으로 구장이 개장된 97년 3월 이래로 색이 교체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선언한 오릭스는 개장 이후 최초로 펜스 컬러를 팀의 상징색인 워터네이비로 변경했다. 선수들이 유니폼 안에 껴입는 트레이닝복 상의나 유니폼에 새겨진 팀명, 백넘버 등이 모두 워터네이비 색상으로 진한 남색과 흡사하다. 6일 열린 야쿠르트와의 시범경기에서 새 펜스가 첫 선을 보이게 됐다.

상징성도 중요하지만 오릭스가 펜스 컬러를 바꾼 이유는 따로 있다. 흰 공과 하늘색 펜스와의 색상 대비가 극명하지 않아 타자들이 공을 칠 때 어려움을 겪은 것이 교체의 결정적인 이유였다. 펜스 색이 어두워지면 타자들이 공을 훨씬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절정의 선구안을 자랑하고 있는 이대호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이대호가 굳이 홈런에 욕심 낼 필요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뒤에 강타자 T-오카다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대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출루라는 의미다. 오카다 감독도 오키나와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이대호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T-오카다의 만루포가 터졌을 때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이대호는 잘 보이는 공을 골라내고 가볍게 때려내기만 하면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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