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강했던' 그 남자, 추승균이 유니폼을 벗는다.
KCC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남자 프로농구 사상 두 번째로 개인통산 1만점 고지를 밟았던 '살아있는 전설' 추승균(38)이 15년간의 프로경력을 뒤로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KCC 구단은 13일, 추승균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추승균은 지난 1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팀이 지면서 4강 진출에 실패한 뒤 구단과 상의 끝에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은퇴 이후 진로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 KCC는 15일 낮 12시 서울 서초동 KCC 본사에서 추승균의 은퇴 기자회견을 연다.
프로농구 출범 두 번째 시즌인 지난 97~98시즌에 KCC전신 대전 현대에 입단한 추승균은 이번 시즌까지 총 15시즌간 화려함보다는 꾸준하게 팀에 기여한 성실맨으로 평가받았다. 15시즌 동안 정규리그 총 738경기에서 평균 32.59분을 소화한 추승균은 평균 13.6득점에 2.3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월26일 홈구장인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 때는 2쿼터 2분7초경 2점짜리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며 서장훈(LG)에 이어 프로통산 두 번째로 개인 1만 득점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15시즌 동안 추승균은 총 1만19점을 기록했다.
현역 시절 추승균은 '소리없이 강한 남자'라는 별칭으로 통했다. 데뷔 후 두 번째 시즌이었다. 이름모를 한 대전 홈팬이 만들어 경기장에 가져 온 '치어풀(응원문구가 적힌 보드)'이 시초였다. '소리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 상대를 밀착마크하고, 꼭 필요할 때 골을 터트려주며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던 그에게 이보다 더 어울리는 별명은 있을 수 없었다. 어쩌면 이 별명 덕분에 추승균은 이후 13시즌 동안 묵묵히 성실함을 유지해왔는지도 모른다.
추승균 역시 그 별명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지난 2월23일, 전주 KGC전에서 19득점으로 승리를 이끌면서 개인통산 1만점 돌파까지 25점을 남겨놓게 된 추승균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점 그 별명이 마음에 들었다. 확실히 별명 덕분에 다른 선후배 동료나 팬들에게 더 성실하게 보이려고 노력한 면도 있다. 그런 이유로 내 별명을 지어준 팬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지난 15시즌 동안 특유의 성실함으로 조용히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던 추승균은 그렇게 팬들의 아쉬움 속에 프로농구의 역사로 사라지게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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