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곳이 안생겼다는 게 가장 기분 좋죠."
누군가에게는 가슴 설레는 첫 번째 경험일테지만, 그에게는 벌써 17번째 스프링캠프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강도높은 훈련, 그리고 새 시즌에 대한 수많은 각오와 다짐들. 프로야구 최고참인 KIA 이종범(42)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스프링캠프의 풍경이다.
하지만, 그렇게 익숙한 스프링캠프라도 늘 긴장은 뒤따른다. 또 긴 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면 '해냈구나'라는 성취감에 기분이 들뜨는 것은 신인 시절때와 마찬가지다.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를 거치며 치른 지난 두 달 간의 스프링캠프를 마친 이종범의 표정에서도 그런 성취감이 엿보였다.
지난 13일. 길었던 스프링캠프를 마친 KIA 선수단은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속속 입국게이트를 빠져나오는 선수들 사이에서 베테랑 이종범을 만날 수 있었다. 짧게 다듬은 머리모양, 까맣게 그을린 채 핼쑥해진 얼굴. 그 속에서 형형하게 빛나는 눈빛. 요즘 네티즌들이 쉽게 쓰는 말로 '포스(기운, 위세, 위압감을 뜻함)'가 물씬 풍겨나왔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오는 것은 이종범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일이다. 93년 해태 타이거즈(KIA 타이거즈 전신)에 입단하자마자 주전을 놓지치 않았으니 그때부터 따지면 올해로 17번째 스프링캠프가 된다. 98년부터 2000년까지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 몸 담던 시절이라 제외된다.
그러나 올해 스프링캠프는 이전과는 또 다른 의미를 이종범에게 주고 있다. 프로야구 전체의 최고참이 된 상황. 아직 체력과 힘은 젊은 후배들에 비해 뒤질 게 없지만, 아무래도 이제는 조금씩 지나온 영광의 시간들을 정리해나가야 할 시기가 됐다.
지금 KIA를 이끌고 있는 선동열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를 비롯한 상당수 코칭스태프는 이종범과 함께 현역으로 뛰었던 인물들. 게다가 2군에 있는 김종국, 홍세완 코치등은 오히려 이종범보다 후배들이다. '코치급 선수' 이종범은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이번 스프링캠프를 풀타임으로 완수하려고 했고, 실제로 이를 해냈다.
한창 힘이 좋은 나이의 후배들도 피곤에 지쳐나가 떨어지는 캠프였다. 그러나 이종범은 버텼다. 원동력은 바로 '책임감'이다. 이종범은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고, 좋은 경험을 전수해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면서 "감독님께서도 그런 점을 기대하셨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캠프를 치렀다"고 밝혔다. 타이거즈의 '정신적 지주'다운 말이다.
그렇다고 이종범이 후배들을 다그치면서 이끈 것은 아니다. 워낙 나이와 경험의 차이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말하기 힘든 부분이 컸다. 그래서 이종범은 말없이 솔선수범하는 것으로 후배들에게 자신의 뜻을 전했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였다. KIA는 3~4명씩 조를 나눠 그라운드를 이동하며 타격연습을 했다. 후배들과 한 조가 된 이종범은 말을 아꼈다. 대신 가장 먼저 타석에 섰고, 훈련이 끝나면 공을 모았으며, 또 가장 앞서 다른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후배들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웨이트트레이닝과 식사량 조절을 통해 체중도 줄였다. 몸매는 10년 전이나 다름없다.
지난 두 달간의 스프링캠프는 이종범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일단은 캠프를 완주했으니 성공리에 미션을 마친 셈이다. 이종범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캠프였다. 아프거나 다친 곳이 없이 건강하게 훈련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후배들도 잘 따라와줬다"고 올 스프링캠프를 평가했다. 이어 "이제 시즌이 개막되면 또 내게 주어진 임무를 잘 마치도록 노력하겠다"며 새로운 각오를 내보였다. 이종범은 여전히 KIA의 현역 간판선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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