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동열 감독은 18일 SK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며 유독 투수에 대한 말을 많이 했다. 그만큼 현재 마운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 양현종의 부상 이탈 등 취임했을 때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라진 탓이다. "한기주와 심동섭 등이 개막에 맞춰서 와주면 마운드에 숨통이 트일 것 같다", "윤석민은 일본에 있을 때보다는 낫다", "로드리게스는 늦게 합류해서 그런지 아직 70% 정도 밖에 안됐다"는 등 얘기를 나누면서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한 몇가지 조건이 나왔다.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선 감독은 지난해 1라운드에 지명됐던 2년차 한승혁의 가능성에 대해 "지금으로 봐서는 1군에 올라오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유는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다는 것.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계속 볼을 던지다보면 카운트가 몰리고 스트라이크를 위해지려고 가운데 던지다가 얻어 맞게된다"면서 맞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선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 2군으로 내려보내겠다고 말했다"면서 "감독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 없다"고 했다.
템포는 빠르게
SK 이만수 감독은 투수들에게 투구 템포를 빠르게 가져갈 것을 지시했다.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는 것이 투수에게도 도움이 되고 수비 시간을 줄여주고 결국 경기 시간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
선 감독도 이에 동의했다. "우리나라나 외국의 투수들을 봐도 에이스급 투수들은 모두 템포가 빠르다"며 류현진(한화) 윤석민(KIA) 김광현(SK) 등을 거론했다. "템포가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공을 믿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어떤 공도 자신감이 있으니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
긍정적인 마인드
경기 결과에 대해서 아쉬워하고 남탓을 하는 것도 좋은 투수가 되는 길이 아니라고 했다. 예를 들어 1점밖에 주지 않는 좋은 투구를 하고도 0대1로 질 경우 치지 못한 타자나 수비를 잘 못한 수비수를 탓하지 말고 자신 탓을 하면서 다음에 더 잘던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 "만약 1점을 실책으로 줬을 때 맞히지 말고 삼진으로 잡으면 점수 안주는 것 아닌가"라는 선 감독은 "자기가 더 잘던져야지 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더 노력해야한다"고 했다.
여유
선 감독이 생각하는 국내 최고의 투수는 윤석민이 아닌 한화 류현진이었다. 선 감독은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하는 행동을 보면 여유가 느껴진다. 30대 중반의 베테랑같은 느낌이다"라며 "윤석민은 자기 나이에 맞는 그런 모습"이라며 류현진의 여유있는 피칭을 칭찬했다. "좋을 때야 당연히 여유가 있고 자신있게 던진다. 그러나 좋은 투수는 안좋을 때와 좋을 때의 차이가 적어야 한다"고 했다. "안좋을 때도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이끌어갈 줄 아는 여유가 있어야한다. 그런점에서 류현진이 더 낫다"고 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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