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체스,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대박 예감이다. 롯데 신인 투수 김성호가 화끈한 데뷔전을 치르며 롯데팬들을 설레게 했다. 구위, 외모, 별명 등 그의 모든 것이 화제다. 본인도 이런 뜨거운 반응이 싫지 않다고 한다. 김성호는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
동아대를 졸업한 김성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에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조성우 스카우트 팀장은 "사이드암 투수가 필요했다. 한현희(넥센), 변진수(두산) 등이 앞순위에 뽑혀 눈여겨보고 있던 김성호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성호를 스카우트한 조 팀장도 이렇게 센세이션을 일으킬지는 몰랐다. 조 팀장은 "지금처럼만 잘 적응해준다면 좋겠다"며 흐뭇해했다.
김성호는 17일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8회초 등판해 1안타를 내줬지만 세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특이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직구가 인상적이었다. 두산 타자들은 '뭐 이런 공이 다 있어'라는 표정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을 바라보며 허무하게 루킹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가장 특이한 건 투구폼. 몸을 웅크려 키킹 동작을 한 뒤 팔을 앞으로 끌고 나와 던졌다. 나쁘게 보면 팔로만 던진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투구폼이었다. 부상이 염려됐다. 하지만 김성호는 "아마추어 때부터 지금의 투구폼을 유지했다. 팔꿈치나 어깨가 아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몸이 유연한 편이어서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만났던 은사들도 투구폼을 바꾸려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강력한 구위와 함께 화제가 된 것이 특이한 외모였다. 특히 콧수염이 인상적이었다. 남미 사람들과 비슷한 인상에 벌써부터 '산체스'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고 있다. 김성호는 "산체스라는 별명이 처음에는 싫었는데 지금은 운명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며 "콧수염은 대학교 때부터 길렀다. 팬들이 원하신다면 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매 시즌 뒷문이 불안했던 롯데이기 때문에 김성호의 등장이 반갑다. 김성호는 "대학 때도 3, 4학년 때는 마무리를 맡았다"며 불펜 보직이 편하다고 말했다. "보직에 관해 말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마운드에 올려주신다면 무조건 열심히 던지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한 김성호지만 마무리 자리에 대한 꿈을 넌지시 드러내기도 했다.
롯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필승조였던 임경완을 잃었다. 야심차게 영입한 정대현은 무릎 수술로 휴업 중이다. 옆구리 불펜이 무조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때에 딱 맞춰 김성호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지금의 모습만 쭉 이어간다면 정대현, 임경완 공백에 대한 걱정은 필요 없을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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