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도 하라면 할 수 있습니다."
야구를 하면서 줄곧 외야수만 했던 유재웅이 뭐든지 예스라고 답하는'OK맨'으로 변신했다. 지난시즌 후 처음으로 실시된 2차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SK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유재웅은 지난 17일 KIA와의 시범경기서 데뷔 후 처음으로 1루수비를 했다. 그리고 18일에도 교체선수로 1루수로 출전.
SK로 온 뒤 1루를 볼 수 있겠냐는 코칭스태프의 질문에 주저없이 "예"라고 대답했고, 곧바로 1루 수비훈련을 시작했다. 1루수 미트가 없어 박정환 전력분석 코치가 쓰던 미트를 얻어 두달 동안 1루 수비에 집중했다. "외야에 있을 때와 확실히 다르다. 이제야 조금 익숙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두산에서 더 이상 자신의 자리가 없다고 생각한 유재웅은 구단과 협상을 통해 이별하기로 하고 2차 드래프트에 나왔다. 자신이 원하는 팀이 있길 바랐고, SK가 그를 찍었다. 지난해 12월 동갑내기 김영선씨와 결혼식을 올린 유재웅은 가장이 되고 새 팀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며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절실함으로 야구를 대하기 시작했다.
타격폼 개조에도 적극적이었다. 간결하면서도 하체를 이용하고 밀어치는 스윙폼은 분명 낯설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열린 연습경기서 6경기에 출전한 유재웅은 9타수 무안타의 부진에 허덕였다. "아무래도 적응기간이다보니 타격페이스가 완전히 떨어졌었다"고 했다.
노력의 결과가 시범경기서 나오기 시작했다. 18일 1-4로 뒤진 8회말 KIA 고우석의 139㎞의 몸쪽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폴대를 맞히는 110m 홈런을 날렸다. SK 유니폼을 입고 친 첫 안타가 홈런. 지난 2010년 9월 11일 잠실 롯데전서 이재곤을 상대로 스리런포를 날린 이후 1년 6개월만에 느낀 손맛이었다.
홈런이 된 순간 '이제 야구선수답다'고 생각했다는 유재웅은 "이제 뒤에 아무것도 없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외야수든 1루든 어느 포지션이든 나가서 열심히 할 수 있다"며 올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아내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아내가 남편의 성적에 스트레스 받는 것을 원하지 않아 야구를 보지 말라고 했다는 유재웅은 "결혼을 하니 너무 좋다. 5년 더 빨리할 걸 그랬다"며 아내 자랑에 열을 올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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