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계투에서 선발로 변신하려면 시간이 꽤나 걸린다.
선발로서의 볼배합에도 적응해야 하지만 가장 큰 애로 사항은 투구수 늘리기다. 선발로 100개 정도의 투구수를 소화하려면 상당한 준비 기간을 거쳐야 한다. 데뷔 이후 주로 마무리 또는 중간계투로 뛰었던 두산 임태훈은 올시즌 선발로 던진다. 이미 김선우, 니퍼트, 이용찬과 함께 선발 보직이 확정된 상태다. 전지훈련 기간 차근차근 투구수를 늘려가며 선발 감각을 익혔다. 지난 18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서는 3이닝 동안 2안타를 맞고 삼진 3개를 빼앗는 호투를 펼치며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50개였고 구속은 최고 145㎞까지 나왔다.
지난 2007년 데뷔한 임태훈은 지난 2010년 선발로 뛴 적이 있다. 그해 5월9일부터 8월28일까지 약 4개월 동안 선발로 20경기에 나가 8승10패, 방어율 5.20을 기록했다. 당시 임태훈은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팀 선발진이 붕괴돼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발 보직을 맡았다. 이후 1년 6개월여만에 다시 선발 투수로 뛰게 된 것이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더구나 지난해 10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선발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불펜 피칭을 할 때도 공마다 강약 조절이 굉장히 중요하다. 전지훈련 동안 이 부분에 있어 꽤나 애를 먹었다. 그러나 현재 임태훈의 선발 변신 완성도는 90% 이상이다. 김진욱 감독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김 감독은 "내가 볼때는 90% 이상 컨디션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태훈이는 지금 당장 전력 피칭을 해서는 곤란하다. 힘을 주는 것은 서서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술 부위인 팔꿈치에 무리가 가면 안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불펜 피칭할 때는 세게 또는 천천히 던지면서 감을 익혀가지만, 실전에서는 아직 전력으로 던지면 안된다. 실전에서 전력피칭하면 (선발에서)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연습과 실전 피칭은 팔꿈치에 가해지는 부담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힘을 쏟는 정도를 늘려가야 한다는 소리다. 시즌 개막까지는 보름 정도가 남았다.
김 감독은 "태훈이는 시즌 시작부터 선발로 고정된다. 지금 스피드와 투구수면 충분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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