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KIA 전. 넥센이 왜 무려 50억원(4년 총액)이란 거액을 들여 이택근을 복귀시켰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준 경기였다.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택근은 활발한 타격과 센스 만점의 주루플레이로 10대4 대승을 이끌었다. 4타수2안타, 1타점, 3도루. 시범 3경기에서 9타수4안타(0.444), 3도루를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전날 영봉패 수모에 대한 설욕전이 선봉에 베테랑이 섰다. 1회 첫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이택근은 3회 선두타자로 나서 KIA 선발 호라시오 라미레즈의 4구째 변화구를 결대로 밀어 우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주자' 이택근의 눈썰미가 빛났다. 이날 처음 본 라미레즈의 투구와 견제 동작이 살짝 차이가 나는 점을 캐치해 2,3루 도루를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이택근의 센스 플레이에 라미레즈는 크게 흔들렸다. 1사후 연속 3안타와 폭투, 보크를 범하며 3회에만 3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택근의 센스는 끝이 아니었다. 3-4 추격을 허용한 4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1사 만루에서 강정호 타석 때 KIA 투수 홍건희의 폭투를 틈타 2루에서 홈으로 질주했다. 방심했던 KIA 배터리를 흔든 폭풍 질주. 신예 홍건희가 흔들렸고 강정호의 희생플라이와 송지만의 홈런이 이어지면서 넥센은 단숨에 4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상대 투수를 크게 흔드는 역할을 이택근이 해낸 셈.
5회 1사 1,2루에 쐐기 적시타를 날린 이택근은 7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는 홈런성 플라이를 날렸다. 순간 센스와 절정의 타격감. 이택근은 경기 후 "아무리 시범경기지만 자꾸 져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 같아서 더 적극적으로 뛰었다"고 허슬 플레이의 이유를 설명했다. "친정팀에 오니 너무 편한 느낌이다. 넥센에 다시 돌아와보니 선배들이 거의 없고 내가 고참이 돼있더라"며 농담을 던진 그는 "지금 아픈데가 없이 몸상태가 너무 좋다"며 맹활약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개인 성적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올해는 가급적이면 도루 등 많이 뛸 생각"이라며 김시진 감독이 추구하는 뛰는 야구의 선봉에 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목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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