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가 편한데요."
보통 감독이 선수에게 보직 변경 혹은 겸임을 제의하면 선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새로운 보직을 맡게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SK 외야수 임 훈은 1루수 겸업을 즐겁게 수용했다.
조금은 갑작스러운 보직 겸업. 전지훈련 때만해도 임 훈의 1루수 얘기는 없었다. 시범경기를 하면서 수비가 좋은 1루수 백업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 SK 이만수 감독은 "1루수가 박정권이고 이호준은 지명타자로 많이 쓰지 않겠나. 정상호라든가 유재웅이 1루수로 나서지만 이번 시즌에 1루로 바꿨기 때문에 수비가 그렇게 좋지 못하다. 1루 수비가 좋은 선수가 필요하다"면서 "임 훈이 고등학교때 1루수를 했다고 해서 최근에 훈련을 하라고 시켰다"고 했다.
임 훈에게 갑자기 1루 수비도 하게됐는데 어떠냐고 묻자 "편합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프로에서는 외야수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 고향이 1루수였단다. 수유초-신일중-신일고를 나온 임 훈은 1루수로 활약했고, 프로에 온 이후에 외야수로 전향했다. "1루 수비하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경기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25일 인천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서 6회말 대주자로 나간 뒤 1루에 나간 임 훈은 8회초 그림같은 수비를 선보였다. 넥센 선두타자인 오재일이 친 우측라인을 타고 빠르게 굴러가는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해 캐치한 뒤 곧바로 일어나며 1루 커버를 들어온 투수 임경완에게 토스해 아웃시켰다. 오랜만에 선 1루였지만 자신이 계속 해온 포지션인 듯 자연스럽게 호수비를 펼친 것.
임 훈이 1루수도 잘 소화함에 따라 이 감독으로선 상황에 따라 다양한 라인업 구성이 가능해지게 됐다. 시범경기를 통해 조금씩 전력을 완성해가는 SK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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