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피안타 무실점 세이브'란 보기 드문 기록에서 LG의 희비가 동시에 엿보인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LG는 3승2무2패의 성적으로 순위표에서 3위에 랭크돼있다. 이제는 익숙한 단어가 돼버린 '엘레발(LG+설레발)'을 벌써 떠올리는 팬들도 있겠지만 나름 고무적인 성적이다.
이 와중에 LG의 현실과 희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황이 25일 부산 롯데전에서 발생했다. LG는 0-3으로 끌려가다 9회초 공격서 4점을 뽑아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감독 입장에선 막판 집중력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뒤집힐 뻔 했다. 마무리를 하기 위해 올라온 우규민이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허용하더니 또다른 안타와 내야 실책까지 겹쳐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정보명의 유격수앞 땅볼때 LG는 침착하게 홈에서 선행주자를 잡아냈다. 뒤이은 2사 1,2루에서 이번엔 정 훈의 우전안타때 우익수 서동욱의 홈송구로 또한번 홈대시하던 주자를 잡아냈다. 경기 끝.
이런 과정을 거쳐 우규민은 '3피안타 무실점 세이브'란 보기 드문 기록을 남겼다. 일단 우규민이 불안한 건 LG로선 아쉬운 부분이다. 우규민은 3경기에서 방어율 5.40을 기록중이다. LG가 외국인투수 리즈를 마무리로 돌리는 파격적인 선택을 한 건 뒷문 단속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LG에겐 최후의 1점을 지키는 게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는 게 경기에서 드러났으니, 역시 불펜 강화가 순식간에 이뤄지는 건 아닌 게 분명하다.
대신 이날 LG가 막판에 잡아낸 아웃카운트 2개는 집중력있는 팀컬러로 변해가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건 상당히 희망적인 요소다. 이날 뿐만이 아니다.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아니겠지만, LG는 시범경기 들어 세세한 백업플레이에서 한결 정교해졌음을 증명해가고 있다.
지난 20일 잠실 두산전 4회를 돌이켜보자. LG는 무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이때 최동수의 3루땅볼 때 3루주자 오지환이 홈을 파고들다 협살에 걸렸다. 이 장면에서 오지환은 홈과 3루의 중간을 오가며 최대한 시간을 끌었다. 오지환은 결국 아웃됐지만 대신 주자는 2,3루까지 진출했다. 이 장면을 본 LG 관계자는 "예전엔 이런 장면에서 그냥 쉽게 아웃되고 주자가 3루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작은 부분이지만 긍정적인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LG는 본게임에 들어가면 어려움을 많이 겪을 것이다.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팀은 여러 팀으로부터 '3연전 2승1패'의 타깃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시범경기 순위를 지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분명 희망적인 부분들이 엿보인다. 신임 김기태 감독이 지난 5개월간 만들어놓은 작은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다. 이게 점점 커지면서 실체를 드러낼 수 있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LG는 모두의 예상을 빗나가게 만드는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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