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유지현 코치님만 믿고 있습니다."
LG가 달라졌다. 시범경기 내내 수비나 주루에서 끈끈한 모습이 보인다. 지금까지 LG와는 확실히 다르다. 그 중심에는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있다.
오지환에겐 '오지배'라는 별명이 있다. 경기를 지배한다는 뜻이다. 유독 결승타 등을 많이 때려내기도 했지만, 그에 버금갈 만큼 결정적 실책도 많이 해 붙은 별명이다. 좋은 의미보다는 주로 나쁜 의미로 해석돼 왔다.
하지만 올시즌엔 오명을 떨쳐낼 것 같다. 시범경기 때 보여준 모습만 보면 이젠 제법 '주전 유격수'답다. 지금까지 실책은 단 1개.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홈으로 쇄도하던 주자를 잡으려다 악송구한 게 전부다. 타구를 잡아내는 모습, 그리고 1루 송구에서는 전혀 문제점이 보이지 않았다.
오지환에게 달라진 점에 대해 물었다. "모든 게 유지현 코치님 덕분"이라는 답이 곧바로 들려왔다. 오지환은 "유 코치님만 따라가고 있다. 달라진 건 그것뿐"이라며 웃었다.
오키나와 캠프 때 유 코치는 오지환을 혹독하게 조련했다. 하루에 펑고만 1000개를 받는 일도 있었다. 김기태 감독은 "어느 날 오지환과 유 코치 사이에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자율훈련 시간 때 계속 펑고를 받더니 다들 숙소로 들어가는 분위기에도 계속 하고 있더라"며 "시간이 가도 계속하고 있었다. 결국 저녁시간이 다되서 끝나더라. 마지막엔 내가 볼보이 역할을 했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오지환을 변신시킨 당사자, 유 코치는 오지환이 달라진 이유로 '정신력'을 꼽았다. 본인 스스로 전과 달라져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유 코치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타구의 코스, 성향에 따라 총 5가지 대처법이 있다. 훈련으로 이 5가지를 몸에 익혔다. 이젠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타구가 글러브에 부딪히는 느낌이 강했던 오지환은 이제 부드럽게 타구를 품에 안는다. 글러브질만 좋아진 게 아니다. 타구에 따라 그에 맞는 풋워크가 자연스럽게 나오기에 부드러운 글러브질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유 코치는 "지환이는 원래 성격이 급하다. 그래서 평소 생활습관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훈련 외 시간에도 여유를 갖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과거 오지환은 공을 잡은 뒤 1루로 송구하기 바빴다. 송구 뿐만 아니라 포구 시부터 마음은 벌써 1루에 가있었다. 하지만 이젠 포구 뒤 한두걸음 스텝을 밟고 1루로 정확히 공을 뿌린다. 여유가 없으면 불가능한 동작이다.
달라진 오지환을 두고 유 코치의 현역 시절 모습이 보인다는 말까지 들린다. 오지환이 LG의 10년을 책임질 유격수가 될 수 있을까. 올시즌 보여줄 오지환의 모습에 LG의 미래가 달려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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