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대구구장에 서는 상대 투수들은 삼성 홈런타자 이승엽(36)을 상대로 몸쪽 공을 던질 때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조금만이라도 이승엽이 사구의 위협을 느꼈을 것 같으면 바로 삼성 관중석에서 상대 투수에게 야유가 날아갈 수 있다. 29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KIA전에서 실제로 그랬다.
특히 이승엽을 상대하는 투수가 이름값이 떨어지는 선수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KIA에선 선발 박경태(25)와 중간 계투 진해수(26)가 의도와는 다르게 홈팬들에게 혼났다. 박경태는 2006년 2차 드래프트 3순위로 기아 유니폼을 입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 좌완 투수다. 그는 3회 수비에서 이승엽에게 몸쪽에 빠른 공을 던졌다. 이승엽이 피하는 제스처를 취하자 바로 삼성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어디 감히, 우리 이승엽에게 위협구를 던져." 경험이 적은 투수라면 심적으로 주눅이 들 정도로 팬들의 반응이 순간 달아올랐다. 그 때문인지 박경태는 바로 이승엽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볼카운트 1-3에서 던진 5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린 걸 이승엽이 놓치지 않았다.
KIA 세 번째 투수로 나온 진해수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 진해수는 2006년 KIA에 입단했지만 지난 시즌까지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진해수는 6회 수비에서 이승엽을 상대하다 몸쪽에 공을 바짝 붙였다가 박경태 처럼 야유를 받았다.
삼성팬들에게 이승엽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이승엽에게 위협구를 던지는 투수는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특히 이승엽의 열혈팬이라면 더욱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대구구장의 경우 경기장이 좁고 작아 삼성 덕아웃 쪽 관람석에서 야유를 보낼 경우 투수 마운드까지 웬만한 소리가 모두 들린다. 따라서 마운드에 선 투수가 경험이 부족할 경우 들려오는 소리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이승엽 같은 강타자를 상대할 경우 집중력을 순간적으로 잃어버릴 수 있다.
대구구장에 새로운 홈 텃세가 생긴 셈이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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