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코믹+감동의 정통 브로드웨이 쇼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뮤지컬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는 춤과 노래, 드라마가 어우러지는 즐거운 쇼다. 이런 인상은 화려하고 도발적인 극장 쇼의 전통에서 출발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만들었는데, 뮤지컬의 주류임에도 최근 국내 시장에서 유럽 뮤지컬이 강세를 띠면서 이런 작품을 만나기 쉽지 않았다. '캐치 미…'는 오랜만에 만나는 브로드웨이 쇼뮤지컬 스타일이다. 화려한 무대와 군무 속에서 잘 생긴 주인공의 모험담과 러브스토리가 우여곡절을 거쳐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간다.
극장에 들어서면 마치 비행기에 올라탄 듯 하다. 극장 안내요원들은 승무원 복을 입고 서비스를 하고, 무대 또한 공항 로비를 형상화했다. 느낌이 괜찮다. 드라마가 흘러가면서 거대한 비행기 모형도 등장한다. 원작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 주연의 할리우드 히트 영화(2002)를 본 사람이라면 이유를 짐작한다. 주인공 프랭크의 주요 직업 중 하나가 비행사이기 때문이다.
프랭크는 범죄자이지만 밉지가 않다. 부모의 이혼으로 충격을 받아 집을 나온 그는 생존을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된다. 놀랍게도 이런 거짓말이 효과를 발휘하고 수표 위조 능력까지 동원해 프랭크는 세상을 활보한다. 형사 칼은 이런 그의 쫓아 뒤를 밟지만 항상 한 발 늦는다. 긴박하게 펼쳐지는 추격전 속에서 칼은 '나 잡아봐라~'하며 약올리며 도망다니는 프랭크가 미성년자란 사실을 알게 되고 묘한 연민과 동질감을 느낀다.
적어도 그간 국내에서 제작된 '무비컬'만 본다면, 영화를 뮤지컬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뮤지컬이란 새로운 장르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고난도이기 때문이다.
'캐치 미…'는 음악과 무대, 안무가 전체적으로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60년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쇼뮤지컬로 다시 태어났다. 유약해보이지만 천재적인 능력과 순수함을 내면에 간직한 프랭크, 거친 베테랑이지만 코믹하고 순박한 칼이라는 두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 텍스트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60년대를 상징하는 파스텔톤의 무대에서 원색의 금발 미녀들이 춤을 추는 가운데 신나고 감성적인 노래들이 드라마를 따라 흐르고, 순간순간 공항과 병원, 저택으로 기능적으로 변화하는 무대 또한 시선을 사로잡는다. 국내 뮤지컬의 간판 안무가인 서병구는 한층 세련되고 화려한 몸짓을 만들어냈다. 주 특기인 스튜어디스들과 간호사들의 섹시한 군무는 말할 것 없고, 칼의 발차기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고 창의적이다.
주인공 프랭크 역에 무려 다섯명이 캐스팅된 것은 좀 심하다. 전체적으로 신나고 즐겁고 코믹한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역시 프랭크이다. 그의 고뇌와 번민이 바탕에 깔려야 작품이 살아난다. 후반부로 갈수록 노래에도 힘이 실려야 한다. 다섯명이 번갈아 무대에 서다보면 상대역과 앙상블을 이루고, 인물에 몰입하는데 시간이 좀더 걸릴 듯 하다. 엠뮤지컬컴퍼니 제작. 6월10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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