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의 외국인선수지만, 이리도 다를 수가 없다.
LG는 지난해 구단 사상 최초로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외국인선수 2명을 배출했다. 강속구투수 리즈가 11승13패 평균자책점 3.88, 왼손 에이스 주키치는 10승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그간 외국인선수로 재미를 못봤던 LG였기에 둘의 활약은 더욱 반가웠다. 결국 리즈 주키치를 재신임하며 8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외국인선수 계약을 마쳤다.
피부색 만큼이나 둘은 여러가지 차이점을 갖고 있다. 다른 점이 많아서인지 오히려 조화가 잘 이뤄지기도 한다. 지난해엔 투구유형과 피부색 등이 달랐지만, 올해엔 보직도 바뀌었다. 리즈가 뒷문으로 이동하면서 주키치가 승리를 올리고, 리즈가 세이브를 기록하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됐다. 빠르면 개막전부터 이러한 시나리오가 써질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평소 온순한 성격의 둘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주키치는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공을 넣는 제구력이 강점인 주키치 입장에선, 완벽하게 코너로 제구됐다고 생각한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 억울할 만도 하다. 중계카메라에 자주 비춰지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마운드에서 글러브로 입을 가린 채 혼자 욕을 하는 경우도 많다.
리즈는 좀 다르다. 평소의 온순한 성격이 마운드에서 그대로 표출된다. 심판의 콜이 불만족스러워도 그저 혼자 웃고 마는 성격이다. 오히려 불쌍한 표정을 지을 때도 많다. 리즈 같이 160㎞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라면, 게다가 팀의 마무리투수라면 좀더 대담해질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둘의 공을 직접 받는 포수의 느낌은 어떨까. 지난해 둘과 호흡을 맞췄던 올시즌 LG의 개막전 포수 심광호는 "둘은 달래는 법부터가 다르다"고 했다. 상반된 성격처럼 둘에 대한 포수의 대처 또한 달라야 한다는 얘기였다.
심광호는 "팀에 심리상담을 해주시는 분한테 조언을 듣고 시작한 것"이라며 "주키치가 흥분했다 싶으면 마운드에 올라가 함께 욕을 한다. 물론 난 홈플레이트로 돌아온 뒤 심판에게 다시 예의를 갖춘다"고 말했다. 이는 상대방의 심리에 동조해주면서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심광호의 이러한 방법이 먹혀들면서 주키치와 심광호는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배터리가 됐다. 아무래도 투수와 포수는 마음이 통해야하는 법이다.
소심한 구석도 있는 리즈에겐 무조건 즐거워야 했따.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부터 재밌는 말과 장난으로 리즈를 즐겁게 만들면, 혼자 신이 나 가장 좋은 공을 던진다는 것. 심광호는 "리즈와는 장난도 치고 해야 좋은 공이 나오더라"며 "이젠 마무리가 됐으니 등판 전에 재밌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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