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는 승리였다.
LG와 넥센이 7일 열린 개막전에서 나란히 삼성과 두산을 제압했다. 두 팀 모두 한수 위로 평가받는 팀을 제압했기에 의미가 있는 승리. 출발이 산뜻한 것 뿐만이 아니다. 두 팀은 많은 이들이 최하위 후보로 꼽았던 팀들이다.
LG는 지난 겨울 8개 구단 중 가장 '불쌍한' 팀이었다. FA(자유계약선수) 3명이 동시에 팀을 빠져나가면서 주전 포수, 1루수, 마무리투수를 잃었다. 내부전력으로 팀을 잘 정비하나 싶었지만, 지난 2월 터진 경기조작 파문으로 선발투수 2명까지 사라져 버렸다. 신임 김기태 감독은 역대 최고로 불운한 감독이라는 평까지 들었다. 든든한 지원사격 대신 출혈만 있었기 때문이다.
넥센은 스토브리그 때 50억원을 풀어 이택근을 다시 품에 안았고, 'BK' 김병현까지 국내로 복귀시켰다.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행보였지만 넥센의 예상순위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이미 지난 4년간 트레이드시킨 선수가 너무 많아 둘의 영입으로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꼴찌 후보'라는 오명 속에서 맞은 개막전. 뚜껑을 열어보니 LG와 넥센은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LG는 7일 대구에서 삼성을 6대3으로 꺾었다. 지난해 챔피언 삼성이라는 대어를 낚은 것. 김기태 감독이 내세운 파격적인 타순은 딱딱 들어맞았다.
1번타자로 복귀시킨 박용택은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톱타자다운 활약을 펼쳤고, 1회초 3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4번타자 정성훈은 4회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거포가 아닌 '해결사형' 4번타자의 면모를 보여준데다 특히 4-0에서 6-0으로 달아나는 승리를 결정지은 안타였다. 올시즌 김 감독이 생각한 타선의 핵심과도 같은 두 명 모두 기대에 부응해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선수들 역시 "감독님의 1승을 만들어드리고픈 마음 뿐이었다"고 화답했다.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를 칭찬하고 하나로 뭉친 모습이 과거와는 사뭇 달라보였다.
네센은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극복한 승리였다. 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6대2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올시즌 전망을 장밋빛으로 바꿔놓을 만큼 투타 모두 기대 이상의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해 15승 투수 니퍼트를 상대한 넥센 선발 나이트는 6⅔이닝 2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니퍼트가 5회와 6회 갑작스런 난조로 대거 5실점한 것과 상반된 모습. 넥센의 전력을 최하위권으로 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연패를 끊어줄' 에이스가 없다는 점이었다. 나이트-밴 헤켄-심수창-강윤구-문성현으로 구성된 선발진은 타구단과 비교해 힘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나이트는 지난해 무릎 상태가 좋지 못해 7승15패 평균자책점 4.70에 그쳤다. 올시즌은 최상의 몸상태로 대반전을 노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게다가 하위타선에서 타점이 터져나온 모습이 긍정적이었다. 서건창과 오재일이 5회와 6회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6번타자 오재일은 8회 쐐기 솔로포까지 추가했다.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구성된 클린업트리오의 화력이 나쁘지 않기에 하위타자들이 힘을 보태준다면, 넥센 타선 역시 쉽게 무시할 수 없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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