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진욱 감독은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최준석을 타점왕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최준석은 타격의 파괴력을 감안하면 부상없이 풀타임으로 뛸 경우 120타점도 가능한 타자라고 김 감독은 자신했다. 김 감독의 믿음에 최준석이 화끈하게 화답했다. 김 감독에게 사령탑 데뷔 첫 승의 선물을 안겼다. 팀에서 필요한 순간 통쾌한 장타를 날리며 11대13의 팀승리를 이끌었다. 최준석은 8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역전 2타점 3루타를 포함해 5타수 4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두산의 대역전극이 펼쳐진 8회말. 두산은 8-11로 뒤진 1사 2,3루서 이원석의 좌중간 적시타와 김동주의 좌전적시타로 10-11, 한 점차로 따라붙었다. 계속된 1사 1,3루서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을 내세웠다. 최준석 타석에서 1루 대주자 오재원이 스킵 동작을 반복하며 손승락을 괴롭혔다. 결국 오재원의 2루 도루로 1사 2,3루로 바뀌었다. 최준석은 풀카운트에서 손승락의 몸쪽에서 약간 가운데로 몰린 142㎞짜리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으로 날려보냈다. 주자 두 명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육중한 몸매에 발이 느린 최준석이었지만, 타구가 느리게 우중간 펜스까지 흐르자 3루까지 내달렸다. 3루 슬라이딩 후 두팔을 치켜들고 환호했다. 두산의 역전이었다.
사실 이날 두산은 패색이 짙었다. 7회초까지 5-10, 5점차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7회말 1,2루에서 터진 최준석의 좌전적시타를 포함해 안타 5개로 3점을 뽑아내며 8-10으로 따라붙었다. 결국 최준석의 방망이에서 추격과 동점, 역전으로 이어지는 극적인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었다.
최준석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타격감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이 생각보다 오르지 못했다. 7일 개막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김 감독은 최준석에게 마지막까지 기회를 줬다. 이날 역전 찬스에서 최준석이 타석에 들어가기 직전 김 감독은 "부담 가지지 말고 치라"고 편안하게 해줬다.
최준석은 "어제 개막전에서 지고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친 역전타라 너무 기쁘다. 나 자신도 기분이 좋지만, 팀의 첫승인데다 감독님에게 부임 첫승을 안겨드려 무엇보다 기쁘다"며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올해는 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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