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대위기', SUN은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야심차게 출발한 KIA호가 항해 초반부터 빙산과 만났다. 피하고, 견디면 될 듯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빙산은 원래 수면 위에 드러난 것보다 수면 아래 감춰진 부분이 훨씬 큰 법. KIA가 만난 위기도 마치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감춰진 위험요소가 더 큰 빙산과 같다. SK와의 개막 2연전 전패를 통해 위기는 이미 현실로 나타났다.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한다면 그대로 침몰할 수도 있는 상황.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부상자 러시, 백업에게는 기회다
사실 선수들의 부상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선수단 입장에서는 치명적이다. 스프링캠프나 시범경기와 같은 '준비기간'이라면 부상자가 회복할 때까지 기다려줄 수도 있고, 일찌감치 대체 선수들을 육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 난 뒤에는 마땅한 해답이 보이지 않게 된다.
선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내내 "시즌 초반에 부상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부상악령'은 끈질겼다. 스프링캠프에서 양현종 김진우 손영민이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개막에 즈음해서는 중심타자 이범호와 김상현, 좌완 선발인 라미레즈가 부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부상이 발생하게 될 경우 벤치에서 딱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 없다. 트레이닝 팀이나 의료진의 도움을 얻어 회복 기간을 조금이나마 단축할 수는 있지만, 개인차가 들쭉날쭉해 회복 기간을 정확히 계산하기는 힘들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KIA가 시즌 초반, 최소 7~8경기는 정상전력으로 경기를 치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KIA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백업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선 감독이 8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간 주전선수들에 가려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박기남이나 홍재호, 이현곤 등이 바로 그 대상이다. 역설적으로 KIA의 위기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주전들과 마찬가지로 땀을 흘린만큼, 이들에게도 스타로 떠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한 선 감독을 비롯한 KIA 코칭스태프들도 '기다림의 미덕'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KIA 코칭스태프 대부분은 올시즌을 앞두고 새로 부임했다. 개개인별로 베테랑 코치이긴 해도, 새 팀에서 초반부터 위기가 닥치면 조급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점이 오히려 백업선수들의 분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자신감과 투쟁심의 회복이 열쇠다.
SK와의 개막 2연전에 나타난 KIA 선수들은 유난히 작아보였다. 앞장 서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거나 승부처에서 한 방을 보여줘야 할 핵심 선수들은 무기력했고, 수비실책도 이어졌다.
KIA 공격의 선봉장 이용규는 1, 2차전을 통틀어 8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 밖에 얻어내지 못했다. 1번 타자가 부진하다보니 선 감독이 "올해 KIA 공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던 2번 타순도 기대만큼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붙박이 2번 타자로 1, 2차전에 나선 신종길은 1차전에서 5타수 1안타에 그쳤고, 2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말았다. 3번 안치홍이나 4번 나지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지완은 1차전에서 간결한 스윙으로 3안타를 만들어냈지만, 2차전에서는 다시 4타수 무안타였다.
결국 부상자가 많이 나온 상황에서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것은 남겨진 주전들의 몫이다. 이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공격을 풀어나간다면 이범호나 김상현의 공백이 줄어들 여지가 충분하다. 개막 2연전에서는 나타났던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적극적으로 탈피해야 하는 이유다.
그래도 2차전에서 불펜은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실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부상자가 많이 나온 팀에서 믿을 것은 단단한 수비와 불펜의 힘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끈질긴 모습을 보여야 팀의 자생력이 살아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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