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의 명성만큼 화제의 샷도 많이 탄생한 마스터스였다. 기쁨의 눈물은 딱 한명만 흘렸지만 웃음은 두 명이 지었다. 2012년 그린재킷의 주인공 버바 왓슨과 준우승을 차지한 루이 오스트호이젠. 9일(한국시각) 끝난 마스터스 최종일에 나란히 웃었다. 연장 접전끝에 그린재킷을 왓슨에게 내줬지만 오스트호이젠도 마스터스 75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신기의 샷을 연출하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왓슨은 2차 연장전에서 그림같은 샷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메이저대회 중의 메이저, 마스터스의 4라운드에서 나온 '샷 오브 더 샷'이다. 이 샷으로 승부가 갈렸다.
18년 만에 나온 더블 이글
오스트호이젠은 마스터스 역사상 18년 만에 '더블 이글(알바트로스)'의 진기록을 작성했다. 4라운드 2번홀(파5·575야드)에서 친 두번째 샷이 홀로 그대로 빨려 들어간 행운의 샷이었다. 255야드의 거리에서 4번 아이언을 꺼내든 오스트호이젠은 힘차게 두번째 샷을 쳤다. 공은 그린 앞에 떨어진 뒤 경사를 따라 서서히 오른쪽 핀을 향해 굴러가기 시작했다. 20m 이상을 구른 공은 홀컵에 들어갔고 오스트호이젠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린에 올라온 그는 공을 갤러리에게 던져주며 생애 첫 더블 이글을 자축했다. 3타를 줄인 그는 순식간에 2타차 선두로 도약했다. 이 샷은 오스트호이젠을 연장전으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 오스트호이젠의 더블 이글은 75년 역사의 마스터스에서 딱 네 번 나온 더블 이글 중 역대 2위에 올랐다. 1위는 1935년 대회에서 나온 진 사라젠(미국)의 더블 이글이다. 사라젠은 당시 15번홀(파5)에서 235야드를 남기고 4번 우드로 두번째 샷을 쳤다. 높이 뜬 공은 그린 주변의 개울물에 튕긴 뒤 그대로 홀 안으로 들어갔다. 사라젠은 이 한방으로 3타를 줄이며 연장전에 들어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린재킷을 향한 회심의 훅샷
버바 왓슨은 연장 2차전인 10번홀(파4·495야드)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쏠리며 그린 155야드 거리의 울창한 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울창한 나무들이 그의 시선을 가렸다. 그린을 직접 공략할 수 없는 상황. 왓슨도 그린이 아닌 페어웨이를 향해 몸을 틀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페어웨이로 볼을 안전하게 올릴 것이라 예상한 순간 왓슨은 반대의 선택을 했다. 그린재킷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모험을 선택한 것이다. 웨지의 페이스를 닫고 강한 훅샷(왼손잡이 기준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구질)을 구사했다. 높게 뜬 공은 나무숲을 통과하더니 공중에서 오른쪽으로 휘며 그린으로 향했다. 그린 중간에 떨어진 공은 핀 쪽으로 굴러 가며 3m 앞에 멈춰섰다. 오스트호이젠이 파퍼팅에 실패했고 왓슨은 투 퍼트로 파를 세이브했다. 메이저 중의 메이저인 마스터스 우승컵은 그림같은 훅샷을 선보인 왓슨을 주인공으로 맞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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