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니까 그 빈 자리가 엄청 크네요."
있을 때는 그저 그러려니 했지만, 막상 빼고 나니 새삼 존재감이 크게 부각되나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허벅지 부상으로 재활중인 베테랑 박한이의 부재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류 감독은 10일 광주 KIA전이 우천 취소된 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다가 박한이가 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팀의 마이너스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 선수단은 경기가 취소되고 나서도 1시간30분 이상 운동장에 남아 캐치볼과 펑고받기, 실내 타격연습 등을 소화했다. 시즌 개막 2연전에서 모두 LG에 진 뒤라 훈련을 통해 선수단의 집중력을 되살리려는 의도였다.
광주구장 내 원정임원실 안에서 선수들의 모습을 보던 류 감독은 "개막 2연전에서 모두 졌지만, 우리는 순리대로 풀어나가겠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그래도 왜 아쉬움이 없으랴. 진 것 자체보다는 지는 과정에서 삼성이 지난해 보였던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한 게 류 감독의 불만이다. 특히, 그런 과정속에서 베테랑 박한이의 부재는 크게 부각됐다. 개막 2연전에서 박한이가 빠진 삼성 테이블세터진은 무려 13타수 1안타로 침묵했다. 톱타자 배영섭은 7타수 무안타였고, 박한이 못지않은 베테랑 강봉규는 2번으로 나서 6타수 1안타밖에 치지 못했기 때문.
박한이는 현재 시범경기 도중 생긴 허벅지 부상으로 재활중이다. 지난 1일 대구구장에서 두산과 마지막 시범경기를 치르던 중 왼쪽 허벅지에서 통증이 느껴진 것이 시초였다. 단순통증인 줄 알았는데, 다음날도 진정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2일 정밀검진을 했는데 허벅지 근육이 4㎝정도 찢어졌다는 판정을 받았다. 복귀까지는 4주, 약 한 달 가까이 걸린다고 나왔다. 시범경기 타율 3할7푼5리를 기록하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던 박한이로서도, 또 그런 박한이를 공격형 2번타자로 쓰려던 류 감독으로서도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류 감독은 "박한이가 2번 자리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줄 때가 좋았다"며 아쉬운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삼성은 이승엽-최형우-박석민으로 이어지는 8개구단 최강의 클린업트리오를 갖춘 팀이다. 하지만 클린업트리오가 제 몫을 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타점기회를 만들어주는 테이블세터진의 활약이 선행돼야 한다. '밥상'이 차려지지 않으면 클린업트리오의 장타도 무용지물이 된다. 이런 상황이 제대로 나타난 것이 바로 LG와의 개막 2연전이었다.
그러나 선수의 부상은 재촉한다고 해서 어찌될 일이 아니다. 참고 기다리면서 대체선수의 활약을 기원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류 감독 역시 "강봉규도 저력이 있는 베테랑이니 조만간 박한이 이상의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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