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취소 고맙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두산과의 주중 3연전에 돌입하기 전인 9일 에이스 류현진의 조기 등판을 암시했다.
두산과의 3연전 가운데 마지막 경기날인 12일쯤에 등판시키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의미였다.
류현진은 시즌 개막전인 7일 롯데전에 출격해 첫 패배를 안은 바 있다. 12일 출격한다면 4일 휴식 후 등판이다.
시범경기 때까지만 해도 "류현진의 경우 5일 휴식한 뒤 6일째 던질 때가 가장 좋다"고 했던 한 감독이다.
류현진이 7일 경기에서 던진 공의 개수가 91개로 그렇게 많이 던진 게 아니기 때문에 등판 일정을 앞당겨도 무리는 없을 것이란 게 한 감독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고육지책이었다. 외국인 투수 배스가 시즌 개막 이전에 장염에 걸려 등판할 컨디션을 갖추지 못하는 바람에 5인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다.
게다가 팀은 롯데와의 2연전 패배로 1승이 다급한 상황에 몰렸다. 배스가 호전되기는 했지만 두산전에 등판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필승카드 류현진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하늘이 도왔을까. 10일 두산과의 주중 첫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하루 시간을 벌게 된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차질을 빚게 된 한화로서는 배스의 결장을 메워줄 수 있는 우천취소가 고마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한 감독은 11일 두산전 결과에 따라 박찬호와 류현진 가운데 누구를 12일 경기에 출전시킬지 여유있는 고민을 할 수 있게 됐다.
우천취소가 고마운 이유는 또 있다. 우천취소된 경기는 통상 미리 정해진 페넌트레이스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여유일을 잡아서 치르게 된다.
그 때 가서 치르는 우천취소 보충경기는 대전구장에서 치르도록 돼 있다. 청주구장을 피하게 되는 것이다.
4월 한 달동안 임시 홈으로 사용하는 청주구장은 사실 홈팀 한화로서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말이 좋아 홈구장이지 한화 선수들은 청주경기가 있을 때마다 원정경기때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해야 한다.
샤워실도 구비돼 있지 않은 청주구장을 사용하는 것보다 대전구장에서 출퇴근하며 경기를 치르는 게 경기력을 위해서도 오히려 낫다. 홈팀이면서 홈 어드밴티지를 누릴 수 없을 바에야 우천으로 취소돼 추후에 대전구장에서 경기하는 기회를 추가하는 게 현실적으로 이득인 셈이다.
청주구장의 열악한 그라운드 사정 때문에 비가 올 때마다 마음고생을 해야 하는 한화 구단이지만 이번 우천취소만큼은 내심 고마웠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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