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꽃'으로 불리는 홈런이 급감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홈런 수가 지속적으로 줄었는데, 시즌 초반이지만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팀별로 3경기씩 총 12게임을 치른 4월 11일 현재 팀홈런이 7개. 경기당 0.58개다. 넥센이 2개, SK와 롯데 두산 LG 삼성이 각각 1개씩 기록했다. KIA와 한화는 아직 홈런이 없었다. 최근 2년 간 기록을 살펴보면 홈런 감소세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2010년 팀별로 3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나온 홈런이 25개. 그런데 지난해 14개로 뚝 떨어졌다.
시즌 초반 홈런수 감소는 연도별 홈런수와 궤를 같이 한다. 2009년 1155개였던 홈런은 2010년 990개, 지난해 770개로 줄었다.
왜 홈런이 줄고 있는 걸까.
새로운 얼굴이 없다
과거 4번 타자는 곧 홈런타자를 의미했다. 팀별로 30개 안팎의 홈런 생산이 가능한 선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전통적 의미의 슬러거가 줄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삼성 최형우를 제외하고 대형타자라고 할만한 새 얼굴이 없었다. 심정수 이승엽 김태균 등 홈런타자들의 계보를 이을 만한 대포가 보이지 않는다. 기존의 홈런타자는 정체돼 있고, 뉴 페이스가 나타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홈런이 줄 수밖에 없다.
과거 타이론 우즈, 펠릭스 호세 등 외국인 타자들이 한국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다. 국내 타자들과 치열하게 홈런 경쟁을 했다. 각 구단들은 파워가 좋아 4번 타자로 활용이 가능한 거포를 선호했다.
그러나 올시즌 8개 구단 외국인 선수 16명 전원이 투수다. 외국인 타자가 사라지면서 홈런수도 줄어든 것이다.
홈런타자 감소는 자연스럽게 타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방보다 정교함과 함께 클러치 능력을 갖춘 4번 타자가 늘었다. 확률이 낮은 큰 것 한방보다 찬스 때 적시타를 때려줄 타자가 중용되고 있다. 올시즌 LG 4번은 지난 시즌 10홈런을 기록한 정성훈이다. SK 4번 안치용도 지난해 12홈런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이다. 둘 모두 3할 타율이 가능한 중거리 타자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타자가 사라졌다
보통 시즌 초반에는 '투고타저' 분위기로 흐른다. 타자들이 투수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타자들은 이전 시즌 종료 후 6개월 가까이 수준급 투수의 빠른 공을 체험하지 못한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때 상대 투수를 상대하지만, 전력피칭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상태에서 시즌 초반 상대 에이스급 투수를 상대하다보니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프로야구는 최근 몇 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투타 모두 수준이 올라갔지만 투수쪽의 기량 향상이 더 눈에 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각 구단들의 수준급 외국인 투수 영입도 홈런 감소에 영향을 줬다. 이전에는 힘이 좋은 타자와 투수를 각각 1명씩 영입하는 팀이 많았는데, 홈런타자보다 10승 이상이 가능한 투수 2명을 영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전력에서부터 확실한 투고타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윤석환 SBS ESPN 해설위원은 고교야구의 나무배트 사용을 홈런타자 감소의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고교야구에서 알루미늄에 비해 홈런이 적게 나오는 나무 방망이를 쓰면서 어린 선수들이 홈런의 짜릿한 맛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한방을 노리기보다 팀 배팅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대형타자가 줄어든 것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팀별 3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연도별 홈런
2012년=7개(넥센 2개, SK 롯데 두산 LG 삼성 1개)
2011년=14개(KIA 4개, 두산 롯데 3개, 삼성 한화 2개)
2010년=25개(넥센 7개, 두산 5개, 롯데 한화 3개, KIA 삼성 LG 2개, SK 1개)
◇최근 3년 간 팀 홈런수
2011년=770개
2010년=990
2009년=115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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