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와 포수를 부부관계로 비유하는 경우가 있는데, 투수마다 마음이 잘 맞는 포수가 있는 법이다. 넥센 외국인 투수 나이트와 포수 허도환이 그렇다.
지난해 6월 1일 신고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허도환은 주전 포수 강귀태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79경기에 출전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제1선발인 나이트와 호흡을 맞출 때마다 결과가 좋았다.
허도환은 "내가 딱히 잘 했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내가 나갈 때마다 나이트의 투구 내용이 좋았다. 나이트 덕분에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인간적으로 참 좋은 선수"라고 했다. 허도환이 실책을 해 미안함을 표시하면 나이트는 그 때마다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니가 잘 해 줘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신경쓰지 말라"며 어깨를 다독여줬다. 언제부터인가 나이트는 자신의 선발 경기에 허도환과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포수로서 능력을 떠나 제1선발 투수가 그런 말을 해주니 허도환으로선 고마울 수밖에 없다.
허도환은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넥센 유니폼을 입었기에 더 그렇다. 2007년 두산에 입단해 1년 만에 방출된 허도환은 3년 간 무적상태에서 자비로 발꿈치 수술을 했고, 공익근무를 했으며, 테스트를 거쳐 2011년 초 넥센에 합류했다. 허도환이 1985년 생이니 1975년 생인 나이가 맏형뻘이다.
경험이 적은 허도환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나이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다. 그는 "늘 나이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나는 베테랑이 아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둘의 찰떡궁합은 올 해도 이어지고 있다. 둘은 7일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호흡을 맞춰 승리를 합작했다. 나이트는 6⅔이닝 5안타 2실점(1자책점)의 호투를 펼치며 6대2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12일 SK전에 선발 등판한 나이트의 짝은 변함없이 허도환이었다. 김시진 감독은 전날 포수 마스크를 썼던 강귀태 대신 허도환에게 안방을 맡겼다. 6이닝 4안타 2실점을 기록한 나이트는 시즌 2승째를 거두며 활짝 웃었다. SK전 4연패, 목동구장 3연패를 끊음 소중한 승리였다.
허도환은 "나이트의 공이 지난해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다. 실투만 줄이면 정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조력자로서 실투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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