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동열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이 내년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선임에 대해 전임감독제가 옳다고 했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을 WBC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지난 2010년 도하아시안게임때도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었던 조범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국가대표 감독은 분명 개인에겐 영광이다. 특히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등을 휩쓸고 있는 유명 선수들과 진검승부를 할 수 있는 WBC는 국내외에서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감독 욕심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현역 감독들이 굳이 전임감독제가 낫다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문제는 WBC가 열리는 시기다. WBC는 3월에 개최된다. 1라운드를 통과하면 미국에서 결선라운드를 진행한다. 약 한달 정도 필요하다. 여기에 대회를 위해 2월 중순엔 합동훈련을 해야한다. 현역 감독들은 결국 40일 정도는 소속팀을 비워야 한다. 소속팀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하지 못하게되고 전체적인 전력 구상 없이 시즌에 들어가야 한다.
소속팀 성적이 나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게 감독이다. 아무리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지난 2009년에 그런 예가 있었다. 김인식 감독은 2009년 대부분의 감독들이 고사를 한 WBC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소속팀 한화는 코칭스태프에 맡겨두고 WBC에 올인했다. '위대한 도전'은 준우승이란 쾌거로 돌아왔다. 2008년 5위에 그쳐 4강을 노렸던 한화는 감독없이 스프링캠프를 치렀고, 그 결과는 쓰디 썼다. 창단 첫해였던 86년 이후 처음으로 꼴찌로 떨어진 것. 3월엔 '최고의 감독'으로 극찬을 받았던 김 감독은 6개월만에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한화 감독에서 사퇴했다.
사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2006년 WBC에서 4강을 달성했을 땐 한화도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차지했고, 2009년 2회 대회 때 우승을 차지한 일본대표팀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요미우리는 그해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라고해도 성적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만약 소속팀 성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땐 팬들에게서 '대표팀만 신경쓰더니 이렇게 됐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파리 목숨 같은 게 프로야구 감독이다보니 소속팀 성적이 우선일 수 밖에 없다.
지난대회 준우승의 높은 성적 또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첫회(2006년) 4강에 2회대회(2009년) 준우승이니 이번엔 우승이 목표일수 밖에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는 국가가 많아 4강 이상을 장담할 수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 뒤 WBC 감독을 맡았는데 성적이 나쁘고 그해 소속팀 성적까지 떨어진다면 최악의 상황이 된다. 게다가 지금의 프로야구 인기는 2006년이나 2009년보다 훨씬 높다.
팬들은 '뭐 어때'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감독에겐 분명 현실적인 문제다. 최근 프로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에서 대부분 현역 프로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았고 그 결과도 좋았다. 시즌을 치르면서 쌓인 노하우와 경기 운영 감각이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전임 감독은 꾸준히 대표팀에만 집중해서 팀을 꾸릴 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실적인 지휘 감각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WBC 감독 선임 문제가 일찍 불거진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제3회 WBC와 프로야구를 위해 8개구단 감독과 KBO, 구단이 머리를 맞대서 최선의 결과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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