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개막전에서 증폭시킨 의구심은 두 가지였다.
5회 이후를 버틸 수 있는 지구력, 그리고 타자들과의 수싸움이었다.
7일 잠실 넥센전으로 돌아가보자. 5회 2사까지 무안타 무4사구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 그런데 1-0으로 앞선 5회 2사후 2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한 뒤 6회 3점을 내주며 강판됐다. 5⅓이닝 6안타 5실점이 최종성적. 총 투구수가 97개였다. 80개 이후 급격히 제구력과 구위가 동시에 무너지는 모습. 5회 이후 넥센 타자들은 연이은 노려치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리고 13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로 나섰다. 3회까지 초점을 맞춘 것은 직구였다. 홍성흔에게 144㎞ 가운데 높은 직구를 던져 솔로홈런을 허용하긴 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볼에 힘이 있었다.
이날 부산 사직구장은 경기가 시작할 때까지 보슬비가 내렸다. 습기가 많은 상황에서 니퍼트는 볼을 제대로 챘다. 볼끝에 힘이 있었다. 간간이 가운데 실투를 던지기도 했지만, 롯데 타자들은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평범한 플라이가 되거나, 파울이 됐다.
3회까지 1안타 1실점. 이 시점에서 과감하게 볼배합을 완전히 바꿨다. 4회부터 낙차 큰 커브를 많이 던지기 시작했다. 6회까지 9타자를 맞아 단 1안타만을 허용했다. 커브 역시 100㎞~120㎞까지 구속과 낙차에 변화를 줬다. 니퍼트의 커브를 제대로 공략한 타자는 6회 123㎞ 커브를 제대로 받아친 문규현이 유일했다.
직구를 노린 롯데 타자들은 번번이 범타로 물러났다. 커브를 승부구로 바꾸자 볼배합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타자의 허를 찌르기 위해 140㎞대의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을 간간이 섞었다. 훨씬 위력적이었다. 롯데 타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니퍼트의 볼에 농락당했다.
9회까지 108개의 볼을 던졌다. 4안타 1실점, 올 시즌 첫 완투승. 개막전의 숙제였던 지구력과 수싸움에서도 완벽함을 보여준 니퍼트의 위력적인 투구였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니퍼트의 책임있는 투구가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했고, 롯데 양승호 감독은 "니퍼트때문에 졌다"고 짧게 말할 정도였다.
경기가 끝난 뒤 니퍼트는 "경기 초반 투구 밸런스가 약간 흐트러진 감도 있다. 야수들의 수비가 좋았다"고 팀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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